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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2003] IT 전문가 20인의 미래 예측「퍼스널 기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대개의 발명가들이 그렇듯이, 스티브 펄먼은 늘 대중들의 관심을 끌만한 기기를 찾아왔다. 그는 수많은 기기를 발명했는데 그중 웹TV와 목시(Moxi) 미디어 센터는 컴퓨터와 TV라는 2가지 대표적인 제품을 합치면 과연 어떤 잠재력을 갖게 되는지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게 했다. 그동안 이같은 기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성급한 기대감만큼 충족되지는 않았지만, 펄먼은 셋톱 박스 시대가 올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45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펄먼은 기술 발전으로 인해 2010년 말까지 홈 엔터테인먼트 분야가 획기적인 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렇게 되면 소비자들은 약 1000시간 분량의 동영상과 음악을 저장할 수 있는 수 테라바이트급 하드디스크가 장착된 기기를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하지만 펄먼은 결국 해적 행위에 있어서도 새로운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한다.

오락을 위한 목적으로 PC가 TV를 대신해서 가장 중요한 수신기가 될 것이냐를 놓고 끊임없이 논쟁이 일어나고 있다.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보는가?
물론 PC가 가장 기본적인 다목적 컴퓨팅 기기인 것은 사실이지만 PC의 성격과 사람들이 홈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으로부터 원하는 것과의 사이에는 차이가 많다. 그리고 지금까지 케이블과 위성 업체들은 PC에 디지털 디코딩을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PC로 접속하기 어렵고 방해전파가 생기는 등 별로 좋은 성능을 기대할 수 없는 상태다.

이와 비슷한 예로 나는 당신에게 MP3 주크박스를 이용해 끊기거나 멈추는 현상이 전혀없이 CD를 다운받고 음악을 재생시켜보라고 해보고 싶다. 동영상을 재생하려면 문제는 더 나빠진다. 당신이 작년에 미식축구인 수퍼볼 게임을 보고 있을 때 경기 마지막 15초 동안 이러한 일시 정지 현상이 일어났다고 상상해보라.

소비자 전자 기기의 미래는 어떤 주제로 발전할까?
저장, 좀더 명확하게 말한다면 하드디스크라고 할 수 있다. 2010년 말이 되기 전 소비자가 쉽게 구입할 수 있는 평범한 하드디스크로 전세계 모든 음악을 몽땅 저장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이 컨텐트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이냐하는 것이다. 특히 어떤 식으로 사람들이 요금을 지불할 것이며 그많은 음악에 대한 검색 방법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이냐하는 것 등이다.

지금보다 저장 용량이 엄청나게 늘어난다면 어떤 변화가 있겠는가?
예를 들어 DVR(digital video recorder)에 대용량 하드디스크가 장착되면 사용자들은 유료TV 프로그램에서 제공하는 여러 편의 영화들을 하룻밤 새에 다운로드받고 저장할 수 있게 된다. 다음날 사용자는 셋톱 박스로 가서 다운로드받기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고 네트워크에 부담도 주지 않으면서 당신이 선택한 영화를 아무것이나 재생시킬 수가 있다. 당연히 보지 않은 영화에 대해서는 지불할 필요도 없다.

앞으로 사용자들은 하드디스크에 많은 양의 컨텐트를 담게 될 것이다. 이중 어떤 것은 무료 컨텐트일 것이고 또 어떤 것은 당신이 사용료를 지불하고 신청한 채널에서 녹화해둔 것, 또 다른 것은 유료로 다운받은 것일텐데 이 모든 것을 모아놓을 수가 있게 된다. DVR에 1000시간의 컨텐트를 저장할 수 있다면 당신은 비디오든 음악이든 원하는 만큼 담아놓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초대용량의 하드디스크를 채용한 기기는 어떤 검색 시스템을 사용할 것으로 보는가?
몇 테라바이트짜리 하드디스크를 보유하는 것은 모피우스와 냅스터(파일 교환 네트워크)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모피우스를 당신이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테라바이트짜리 하드디스크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사람들은 데이터가 엄청나게 많이 들어있는 초대용량의 하드디스크를 어떻게 관리하게 될까?
우선 사용자가 가진 정보는 어떠한 체계를 기반으로 분류해둘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당신이 어떤 검색법을 구축하느냐와는 상관없이 정보들이 어떤 체계적이고 알기 쉽게 분류되지 않다면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회사들과 산업에서도 데이터마다 어떻게 분류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그래야만 산업계는 단일의 공통된 DB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체계적으로 분류해 놓기만 하면 창의적인 사람들이 컨텐트를 검색하는 여러 가지 방법들(알파벳순 검색 등 원하는 항목을 검색하는 다양한 방법)을 생각해내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너저분하게 저장된 것들이 좀더 세련된 형태를 갖게 되고 사용자 취향에 더 잘 맞도록 정리될 것이다.

최고의 기술 예측
나는 1994년, 하드디스크가 일반 소비 시장에 중견 상품으로 진입할 것이라고 믿었다.
-스티브 펄먼
최악의 기술 예측
나는 케이블TV 운영자들이 셋톱박스의 가치를 깨닫고 이를 전면적으로 배치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스티브 펄먼
컨텐트 저장 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다음 단계는 무엇인가?
영화 제작자 입장에서 본다면 “어떻게 하면 좀더 쉽게 그리고 저렴하게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하는 고민과 같은 것이 아닐까 한다. 이들은 완벽한 인공 캐릭터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될 수 있는 대로 그 캐릭터들이 좀더 사실적으로 보이게 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이들이 가야 할 길은 멀다. 누구도 배경에 나오는 인물이 아닌 주인공을 인조 캐릭터로 만들어내지 못했다. 얼굴과 옷, 머리, 땀 등을 확대해서 보여준다는 것은 엄청난 노력이 들어가는 작업이다. 사실적으로 보이는 인물 캐릭터와 세트를 만들 수만 있다면 영화 제작에서 엄청난 돈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우리는 새로운 종류의 독립 영화를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진짜 움직임같이 보이지만 완전히 컴퓨터로 만들어진 영화를 보게 될 것이다.

나는 인텔의 미디어 어댑터와 미디어 센터 PC가 앞으로 주목을 받게 될 여러 제품에 포함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들이야말로 비디오 분야에서 냅스터와 비슷한 경험을 하게 해줄 제품들이 아닐까한다. 하지만 결국 많은 컨텐트들은 해적 행위의 대상이 될 것이다.

컴퓨터의 인터페이스는 어떻게 변하게 될까?
컴퓨팅 인터페이스에 있어서의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나게 되면 우리가 기기를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현재 가지고 있는 생각이 바뀔지도 모른다. 현재 PC를 사용할 때 사용자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문서를 찾으려면 여러 단계를 거쳐야만 한다. 한때 애플(컴퓨터)에서 연구해서 프로토타입을 만들기도 했던 작업인 코드명 핑크(실현되지 못했다)에서는 문서 중심 또는 미디어 중심의 컴퓨팅이었다. 이 아이디어에 따르면 사용자가 컴퓨터 앞에 앉으면, 먼저 문서가 나타난다. 이 문서는 각각 다른 부분에 맞는 여러 가지 애플리케이션을 포함하고 있다.

어떻게 그렇게 되겠는가?
당신이 스프레드시트를 사용하고 있다면, 스프레드시트에 필요한 운영체제 코드가 뜬다. 문서가 텍스트면 텍스트에 필요한 코드가 뜨는 것이다. 여기저기서 이같은 것을 조금씩은 경험할 수 있다. 워드 안에서 표를 수정하거나 할 때 이 프로그램들은 서로 연동돼 엑셀과 똑같은 기능을 하는 표 편집기가 뜨는 것이다.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 HTML를 띄울 때도 마찬가지로 동작한다. 사용자에게는 워드프로세서 인터페이스 하나이지만 기업들은 이러한 인터페이스를 위해 여러 가지 플러그인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굳이 여러 개의 애플리케이션을 따로 띄울 필요가 없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인터페이스가 나올 때가 된 것으로 보지만 현재 시장 상황에서는 불가능할 것이다.

사람들이 현재 가전제품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것들 중 대략 2년 후면 사라지게 될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어떤 부류에 속하는 제품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성공했는지를 되돌아보면 미래 제품들도 생존 여부에 대한 답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5년 전에 MP3 플레이어는 그다지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아무도 그러한 제품군이 성공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더니 작년에 애플의 아이포드가 멋진 디자인을 선보였다. 그야말로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말하자면 MP3 플레이어라는 제품군은 멋진 제품이 나올 때까지 기다린 셈이다.

DVR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아무도 멋진 DVR 제품을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에 시작은 매우 미미하게 보인다. 하지만 사람들이 자신들이 가진 DVR이 얼마나 멋진 것인지 깨닫게 된다면 이 제품군도 엄청난 성공을 거둘 날이 올 것이다.

자료제공: ZDnet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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