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에 대한 외신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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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순실 특검이 신청한 두 번째 영장실질심사에서 결국 뇌물을 건넨 혐의로 구속되자 주요 외신들이 서울발 긴급기사로 일제히 타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17일(한국시간) “한국 민심이 재벌에 대한 강한 응징을 요구하고 있어 법원이 이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갤럭시 노트7 발화로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던 삼성으로선 더 큰 악재와 맞닥뜨렸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WSJ는 “80억달러를 주고 사들인 하만 인수가 눈앞에 있는 상황인데,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 없이 사업을 영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 리더십의 공백은 경영의 공백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삼성이 급격한 경영악화를 겪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AP통신은 “한국 법원이 대규모 부패 스캔들에 연루돼 뇌물 등의 혐의를 받는 삼성 후계자의 구속을 승인했다”며 “이재용 부회장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외아들인 점을 언급하며 그의 구속이 한국 재계에 큰 충격을 줄 것 같다”고 보도했다.

AP는 또 “한국사법체계가 경제발전을 위해 재벌을 적절한 형량으로 처단하지 않던 관행을 깨뜨리고 새롭게 태어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 또한 이번 법원의 구속 결정을 리트머스 시험지에 비유했다. NYT는 “지금까지 이재용 부회장이 재판정 뒤에서 그렇게 많은 시간을 보낸 적이 없다”면서 “앞으로 이어질 재판은 한국의 사법체계가 재벌 오너들의 화이트칼라 범죄를 처단할 수 있을지를 알아보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 법원이 뇌물과 위증, 횡령 혐의를 받는 이 부회장에 대한 두 번째 영장신청을 승인했다”며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이자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회사 대표의 상승세를 위태롭게 하는 특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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