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도도 '물오른 삼바축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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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K리그는 '삼바 축구'가 지배 중이다. 득점 5위권에 네 명이 들 정도로 브라질 축구의 위세가 대단하다. 이들 사이에는 묘한 자존심 대결의 기류가 흐른다. 이들은 경기 후 제일 먼저 자국 선수의 득점 여부를 묻는다.

이 가운데 도도(울산)와 마그노(전북)의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 출신 성분은 브라질 1부 리그 득점왕 출신인 마그노가 주리그 득점왕 출신인 도도보다 한수 위다. 이 점이 도도는 늘 마음에 걸렸다. 뒤늦게 K리그에 합류한 마그노가 득점 선두(16골)를 달리는 것이 못내 입맛 쓰다는 표정이다. 도도는 10일 전북전을 앞두고 이를 악물었다.

도도의 꿈은 이뤄졌다. 도도는 이날 홈에서 열린 전북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려 소속팀과 성남의 선두 경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도도의 골은 최근 합류한 루시오가 도와줬다. 루시오는 전반 24분 골문 앞에서 파울을 끌어냈고 도도는 이를 강하게 찼다. 수비수를 맞고 나온 공을 재차 슈팅, 수비수를 맞고 골문 오른쪽에 꽂히는 행운의 골이었다.

도도의 진짜 행운은 마그노의 잇따른 실책이었다. 마그노는 전반 41분 골키퍼와 마주 서는 상황에서 슛 찬스를 놓쳤다. 후반 28분에는 페널티 지역 안에서 얻은 간접 프리킥을 연결받아 슛을 노렸으나 헛발질에 가까운 실축을 했다. 화가 치민 조윤환 감독은 마그노를 교체했다. 울산은 후반 38분 정경호의 추가골로 전북에 2-0으로 승리, 승점 51로 선두 성남(승점 55)과의 승점차(4점)를 유지했다.

9일 경기에서 성남은 광주 상무를 1-0으로 제압했다. 후반 18분 이기형의 크로스를 황연석(1m92㎝)이 헤딩슛, 결승골로 연결했다. 황연석은 올시즌 4골.4도움을 모두 교체로 들어간 후반전에만 뽑아내 최고의 교체 멤버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울산=진세근 기자,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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