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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기 넣어 얼리고, 핵탄두 모형 새기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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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올 겨울 북한에는 얼음조각이 곳곳에 볼거리로 등장했다. 오는 16일로 75회 생일을 맞는 김정일(2011년 사망) 국방위원장을 우상화하고 북한 체제를 찬양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 때문인지 핵 무기와 미사일을 형상하거나 북한식 전투구호를 담은 작품이 대부분이다.

김정일 75회 생일 기념 얼음조각전

북한의 대외선전용 웹사이트인 ‘조선의 오늘’은 “백두산이 자리한 양강도 삼지연군에서 지난 6일 대규모 얼음축제가 개막됐다”고 소개했다. 모두 75종 1200여점의 얼음조각이 전시됐는데 “핵강국, 군사강국으로 솟구쳐오른 우리 조국의 무진막강한 국력을 보여주는 작품들로 구성됐다”는 주장이다.

핵탄두·미사일 모양의 얼음조각. [사진 우리민족끼리·메아리 홈페이지]

핵탄두·미사일 모양의 얼음조각. [사진 우리민족끼리·메아리 홈페이지]

북한 매체들에는 다양한 얼음조각물이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3월 공개된 핵 탄두 추정 모형을 형상화한 작품과 함께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 무수단 미사일인 ‘화성 10’ ▶장거리 미사일 ‘광명성’ 등을 형상화하고 있다. ‘죽어도 혁명신념 버리지 말라’는 구호와 함께 전시된 얼음조각을 통해 주민들에게 군사강국으로서의 이미지를 심어주려는 의도라는 게 우리 정부 당국의 판단이다.

메기를 얼려 만든 얼음상. [사진 우리민족끼리·메아리 홈페이지]

메기를 얼려 만든 얼음상. [사진 우리민족끼리·메아리 홈페이지]

북한은 지난달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평양얼음조각축전’을 개최했다. 만수대창작사와 평양인민위원회 등 기관·기업소 등에서 출품한 150여 점의 눈·얼음조각이 전시됐다고 한다. 행사장에는 김정은 체제의 주요 정책노선과 실적을 선전하는 얼음조각이 나왔다. 김정일 시기부터 식량난 해결을 위해 강조해온 메기 양어와 공급을 강조하려는 듯 얼음조각 안에 메기를 넣어 얼린 작품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정영교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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