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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 자신감 되찾기 프로젝트' 캠핑장이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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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방학 맞아 아이들과 함께 갈만한 글램핑파크 3곳

짧은 일정이라도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여행 테마를 찾게 되는 봄방학 주간이다. 호텔이나 스키리조트에서 하룻밤 묵고 오면 몸은 편하지만 추억은 남는 게 별로 없다. 호텔에서의 하룻밤을 아이들 '체험 학습'으로 학교에 제출하기에도 곤란하다. 이럴 때 눈 내린 숲에서 캠핑을 하며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베스트다. 하지만 실행이 쉽지 않다. 겨울 오토캠핑 장비는 SUV에 가득 실어도 부족할 만큼 많다. 설령 모든 장비가 아파트 베란다에 쌓여 있다 해도 엄동설한에 캠프사이트를 구축하고 철수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이럴 때 활용할 만한 곳이 있다. 한겨울 캠핑 장비를 모두 구비해놓고 대여해주는 캠핑장이 전국에 걸쳐 있다. 한 가족이 캠핑할 수 있는 만반의 장비를 갖춘 곳을 한때 '글램핑(Glamping)' 이라고 불렀다. '럭셔리 캠핑'이라고 떠들썩했지만 요즘은 시들하다. 하지만 단어가 무슨 상관이랴. 캠핑과 더불어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패밀리 프로그램'까지 있다면 금상첨화다. 또 요즘은 캠핑 비수기 중 비수기다. 언제라도 캠프사이트를 예약할 수 있으며,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캠핑에 대해 문외한에 가깝다면 서점에서 '캠핑' '아웃도어 요리'에 관한 책을 한 권 사서 미리 공부하고 가면 된다.

▲ 한글도서관 서산글램핑
충청도 오지라 할 수 있는 충남 서산 오지리 폐교에 자리 잡은 도서관 컨셉트의 캠핑장.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를 둔 학부모를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김동욱(42) 대표는 "폐교 땅만 빌려 쓰는 게 아니고 학교라는 컨셉트로 운영하는 글램핑장"이라며 "말 없는 부녀 관계를 개선시킬 수 있는 공간, 사고뭉치 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교육 장소"라고 말했다. '아빠 영웅 만들기'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탁구대회 등을 통해 우리 아빠를 1등으로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인데, 나중에 엉엉 우는 아빠들도 있다. 김 대표는 그 이유를 "소소한 것이지만 가장으로서 자신감을 되찾은 것에 감격해서"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도서관에서 함께 영화 보기, 가로림만 갯벌 체험 등 가족 대상 프로그램이 있다. 1만5840㎡의 부지에 아웃도어 캠핑장 16개, 인도어 캠핑장 5개를 갖췄다. 입장료는 바비큐와 이튿날 조식 포함 어른 2인 기준 12~15만원, 어린이는 1인당 1만5000원이다. 주말에 아이 둘을 포함한 네 식구가 머무른다면 이용요금은 19만원이다. 2월 주중에 한해 어린이는 요금을 받지 않는다.

▲ 양구 약수골캠핑장
강원도 양구읍에서 10km를 더 올라가야 하는 오지에 있다. 사실상 강원 중부 최북단에 있는 캠핑장으로 한겨울이면 기온이 영하 15도까지 내려갈 정도로 추위가 맹위를 떨치는 곳이다. 김석우(47) 대표는 "소주를 밖에 내놓으면 꽁꽁 얼 정도"라고 했다. 하지만 주변 경관이 잘 갖춰져 있고, 겨울에는 카라반 사이트 4대가 운영된다. 김 대표는 "한겨울 별을 보며 아이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라고 했다. 또 양구에 있는 여러 여행지와 가까워 즐길거리와 체험 요소가 다양하다. 박수근미술관이 차로 15분 거리에 있으며, 국토정중앙천문대를 비롯해 산양증식복원센터도 가깝다. 꽁꽁 언 두타연 폭포를 볼 수 있으며, 북쪽으로 20분 올라가면 을지전망대가 있어 아이들 체험학습용으로 제격이다. 이용요금은 캠핑카라반 6만~10만원이다. 고요한 저녁을 컨셉트로 내세우는 만큼 취침(오후 9시~오전 7시) 시간에는 정숙을 요한다.

▲ 여수 경도 나마스떼 글램핑파크
갯장어로 유명한 여수 경도에 있는 고급 캠핑장. 여수항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5분 정도 들어가면 해안을 따라 글램핑파크가 자리 잡고 있다. 일반형 카라반 7대와 고급형 글램핑 15대를 갖췄다. 각 사이트마다 카라반과 연결된 바비큐 장소가 있어 오붓한 저녁이 가능하다. 카라반 내부는 정박형이라 실내가 넓으며, 깔끔한 화장실·샤워실이 갖춰져 있다. 카라반 유리창 너머로 여수의 푸른 바다가 보인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근래 가장 뜨거운 여행 테마인 '여수 밤바다'를 조망한 후 이곳에서 하룻밤을 묵으면 더욱 로맨틱할 것 같다. 이용요금은 12~15만원이다. 이 시기 여수 오동도는 동백이 꽃을 피우고 지기를 반복한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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