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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복까지 맞췄다"…서울대 신입생 환영회 논란

중앙일보

입력

[사진 서울대학교 대나무숲 캡처]

[사진 서울대학교 대나무숲 캡처]

서울대학교 신입생 환영회에서 '토복'을 맞춰 입으라고 강요했다는 제보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토복'이란 술을 마시고 토할 때 토사물을 쉽게 처리하기 위해 걸치는 바람막이 재질의 옷이다.

지난달 31일 페이스북 페이지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는 "17학번 새내기"라며 "과마다 다르겠지만 저희 과는 새터('새내기 새로 배움터'의 줄임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술을 강요하고 강제적으로 장기자랑을 시킨다"는 내용의 제보가 올라왔다.

익명의 글쓴이는 "저희 과 새내기들은 일명 '토복'이라 불리는 바람막이를 맞췄다"며 "'토복'은 술을 많이 마셔 토하게 되면 바람막이 재질의 특성 상 잘 씻어낼 수 있다 하여 토복이라 부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토복을 맞췄다는 것은 토할 때까지 술을 마셔야 한다는 이야기"라며 "시대가 어느 때인데 아직까지도 이런 악습이 남아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글에 따르면 해당 학과의 새내기들은 학과 회장의 강요로 새터에서 선보일 1시간 분량의 단체 장기자랑과 1인 당 최소 10개의 개인기를 준비해야 했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문제를 지적하는 네티즌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대학생 중심의 한 페이스북 페이지는 오늘의 키워드를 '토복'으로 선정하며 토복 문화를 비난했다. 한 네티즌은 "후배가 (술을 많이 마셔) 토할 것 같으면 들여보내서 빨리 재워야지 선배들은 뭐하는 것이냐"며 토복 문화에 반발을 표시했다.

불거진 논란에 대해 해당학과 관계자는 10일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토복이라고 불리는 옷은 단체복 용도로 맞춘 것"이라며 "토를 처리하기 쉽게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편 해마다 대학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는 과도한 음주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2015년 2월에는 광주교대 신입생 이모(19·여)씨가 술을 과도하게 마신 뒤 심정지를 일으켜 병원으로 옮겨진 뒤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2013년 2월에는 서울 지역 대학생 김모(20)씨가 술을 마신 뒤 콘도에서 추락해 숨졌다. 작년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음주 사망자는 매년 1~3명씩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반복되는 새터 음주 문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초·중·고 내내 입시 위주 교육을 받던 학생들이 민주 시민의 덕목을 키우는 교육을 받지 못한 채 대학에 입학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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