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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뚫린 영덕군 관광대박 … 요금소 부족, 교통 혼잡은 숙제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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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상주~영덕고속도로 개통 후 경북 영덕군 강구항 대게거리가 인파로 북새통을 이룬다. [사진 영덕군]

상주~영덕고속도로 개통 후 경북 영덕군 강구항 대게거리가 인파로 북새통을 이룬다. [사진 영덕군]

지난 7일 오후 경북 영덕군 강구면 강구항 대게거리. 평일 낮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사람과 차량이 밀려들면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도로를 따라 늘어선 대게전문점들에서 뽀얀 수증기가 계속해서 뿜어져 나왔다. 이곳에서 대게와 해산물을 팔고 있는 이연화(48·여)씨는 “고속도로 개통 후 영덕으로 오는 길이 수월해져서 그런지 손님이 30~40% 늘었다” 고 말했다.

작년 연말 상주~영덕 고속도 개통
한 달간 50만명 방문 … 60% 증가
대게식당 손님 축제 때보다 많아
차량 몰려 톨게이트 통과 대혼잡
고속도 휴게소 주차 공간도 부족

상주~영덕고속도로 개통으로 영덕군이 ‘관광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26일 개통한 고속도로가 내륙과 영덕군 사이의 거리를 대폭 좁혀 기대 이상의 효과를 내면 서다. 영덕대게축제(3월 23~26일)가 한 달 이상 남았지만 주말엔 축제 기간보다 많은 인파가 몰린다. 상주~영덕고속도로 개통 당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약 한 달간 영덕군을 오간 차량은 183만3149대. 이는 전년 같은 기간 차량 통행량 151만7741대보다 31만5400여 대 많은 숫자다. 고속도로와 기존 7번 국도 이용객까지 합치면 50만 명가량이 고속도로 개통 한 달 새 영덕군을 찾은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의 160% 수준이다.

지난달 해넘이·해맞이 행사에도 관광객이 급증했다. 해넘이·해맞이를 보기 위해 영덕군을 찾은 관광객이 25만여 명으로 지난해 10만여 명보다 2.5배 많았다. 상주~영덕고속도로와 7번국도를 이용해 영덕군을 찾은 차량 중 65%를 외지에서 온 관광객으로 보고 계산한 결과다.

고속도로 개통이 지역 관광객 급증으로 이어진 ‘나비효과’는 어디에서 비롯된 걸까.

고속도로가 생겨 수도권과 충청권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가장 크다. 기존엔 경북 안동시나 강원 강릉시까지 고속도로를 이용한 후 국도로 갈아탈 수밖에 없었다. 상주~영덕 고속도로 개통 후엔 경부고속도로가 바로 이어진다. 최명식 영덕군 기획감사실장은 “서울에서 영덕까지 오려면 최소 4시간은 걸렸는데 지금은 1시간 이상 시간이 줄면서 관광객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영덕IC 톨게이트 요금소가 부족해 차량 정체가 일어나고 톨게이트를 통과하고서도 강구항까지 교통 혼잡이 빚어지고 있다. 개통 첫날인 지난해 12월 26일엔 차량 5552대가 한꺼번에 영덕IC로 진입하면서 톨게이트 통과에만 1~2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기존 도로인 국도7호선도 강구항 인근에서 교통 흐름이 겹쳐 덩달아 정체가 빚어졌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도로공사는 톨게이트 요금소 1곳을 임시 설치하는 한편 요금소 추가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가 좁다는 지적도 제기돼 의성휴게소·청송휴게소의 주차면수를 늘리기로 했다. 지품·수암리 졸음쉼터 부지도 간이휴게소로 확장할 방침이다. 영덕군은 고속도로와 국도7호선 교통흐름이 서로 겹치지 않도록 도로를 추가 건설하고 도로 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다. 주요 관광지에 임시 주차장 1100면을 추가 확보한다. 공무원 150명, 경찰 60명으로 교통대응팀을 꾸려 주말과 휴일에 운영할 방침이다.

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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