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 도와 준 경찰관 다시 찾아간 고아 절도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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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가 몰아치던 지난해 12월 20일. 고아 출신의 한 30대 청년이 경로당에서 밥과 김치를 훔쳐 먹다 현행범으로 붙잡혔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추위와 배고픔에 모두 13차례에 걸쳐 경로당에 침입, 밥과 김치를 훔쳐 먹었습니다. 경찰을 이 남성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조사를 받고 돌아가는 이 남성을, 한 경찰이 불러 세웠습니다. 부산 사하경찰서 박모 경위인데요, 그는 이 남성에게 밥은 먹고 다니라며 3만원을 건넸습니다.

그리고 이 남성과 함께 사하구 부산법무보호복지공단을 찾아가 숙식과 일자리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 남성은 청과물시장에서 일자리를 얻고 일당 5만원을 받으며 일을 하게 됐죠.

최근 이 사연이 알려지면서 훈훈한 감동을 줬는데요, 7일 이 남성이 박 경위를 찾아왔습니다. 그리고는 박 경위에게 “이전에 준 3만원을 갚으러 왔다”며 돈 봉투를 건넸습니다. 월급을 받자마자 박 경위를 찾아 온 겁니다. 더불어 “이제는 새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사하경찰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사실을 알렸는데요, 사연과 함께 올린 동영상 속 박 경위는 연신 박수를 치며 기뻐합니다.

한편, 이 같은 소식을 접한 경로당 측은 “이 남성이 자립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며 그에 대한 처벌불원서를 경찰에 제출했다고 합니다. 주민 모금을 통해 일정 금액을 모아 벌금에 보태라며 이 남성을 지원키로 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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