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충북 보은에 이어 6일 전북 정읍까지 구제역이 번졌다. 보은에서 검출된 구제역 바이러스가 동남아시아에서 유행하는 외래 유입 유형으로 밝혀지면서 우려를 키웠다. 구제역을 둘러싼 궁금증을 문답 형식으로 풀어봤다.
-사람이 감염될 위험은.
“사실상 없다. 조류인플루엔자(AI)와 달리 구제역은 동물에게서 사람으로 옮아가는 인수 공통 전염병이 아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구제역 바이러스는 사람의 세포에 침입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발굽이 두 개인 소ㆍ돼지ㆍ양ㆍ염소는 쉽게 걸리지만 발굽이 하나거나 없는 말ㆍ개ㆍ고양이는 발병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구제역에 걸린 소나 돼지를 신속하게 살처분하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침이나 젖은 물론 소의 입김만으로도 전파될 만큼 전염성이 강한 동물 질환이다. 다른 가축에 전파되는 일을 막기 위해 구제역에 걸린 동물은 바로 살처분ㆍ매몰하고 있다.”
-우유나 쇠고기도 안전한가.
“구제역 바이러스는 섭씨 50도에서 죽을 만큼 열에 약하다. 살균 처리를 거친 시판 우유, 익힌 고기는 먹어도 안전하다.”
-육회는 먹어선 안 되나.
“구제역은 사람에게 옮아가는 질병은 아니다. 그리고 구제역 바이러스는 근육이나 지방이 아닌 젖, 침, 각종 분비물에 주로 머문다. 산에도 약하기 때문에 위액으로도 쉽게 사멸된다. 육회를 먹는다고 해서 구제역에 걸릴 가능성은 0%에 가깝다. 그래도 구제역 바이러스가 걱정된다면 육회는 피하는 게 좋다. 살균 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은, 소나 양에서 직접 짠 우유도 마시지 말아야 한다. 소ㆍ돼지ㆍ양의 침·콧물 등 분비물이 몸에 닿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람이 감염 안 되는데 왜 소ㆍ돼지 접촉을 피해야 하나.
“구제역은 공기와 물로도 전파될 만큼 감염성이 매우 강하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육지에서 50㎞, 바다를 통해 250㎞를 이동해 전파됐다는 연구 보고가 있을 정도다. 인체에 위험하지 않더라도 소나 돼지에겐 치명적이다. 2000년대 이후 구제역이 한국에서 번졌는데 발생 원인 대부분이 사람이었다. 자동차 바퀴, 신발, 옷 등에 묻은 구제역 바이러스가 다른 가축 농장으로 전파되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한다. 이외 사람이 옮긴 사료, 물, 각종 기구로 바이러스가 전파한 사례도 실제 있었으니 유의해야 한다. 구제역 증상이 나타나기 전의 가축도 바이러스를 내뿜으니 접촉을 아예 피하는 게 좋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