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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민단 단장 "소녀상 이전해주면 좋겠다…재일동포 괴로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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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공태 재일본 대한민국민단(재일민단) 중앙본부 단장은 6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에게 부산의 일본 총영사관 앞에 있는 소녀상 이전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요청하는 요망서를 전달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오 단장은 윤 장관에게 “부산 소녀상 설치 이후 일본 내에서 한국에 대한 여론이 급속히 악화하면서 재일동포 사회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윤 장관은 “재일동포사회가 대규모 대표단을 파견해 정부에 전달한 의견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정부는 한일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부단히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 단장은 이날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윤 장관을 접견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의 한일관계 냉각 원인이 부산 소녀상 설치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오 단장은 앞서 신년사를 통해 “부산 소녀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게 우리 재일동포의 공통된 생각”이라고 밝혔다.

방한 목적이 최근 한일관계 악화에 대한 우려 때문이냐는 질문에 그는 “진심으로 그렇다. (장관에게)재일동포의 사정을 설명하러 왔다”며 “지금의 한일관계가 고생이 많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방한기간 중)국회의원들도 만나 이런 이야기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 소녀상 설치에 대한 일본 정부의 보복 조치로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 대사가 일시 귀국해 한달째 귀임하지 않는 등 양국 간 갈등이 심해지면서 재일 동포들이 겪는 어려움이 있느냐고 묻자 “많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명박 전)대통령이 (2012년에)독도에 가시고 나서 5년, 6년 동안 고생을 많이 했다. (혐한)헤이트 스피치도, 지난해 6월에 민단이 노력해 (이를 막기 위한)법안을 만들었다”며 그리고 나서 점점 한일관계가 좋아지고 있었는데, 그 중에 이런 일이 일어났으니까 우리도 걱정이다. (한일관계가 안 좋았을 때)일본에서 장사가 안 돼 자살했던 사람도 있다. 그런 사정을 좀 보고하려고 왔다”고 설명했다.

정부 측에 소녀상에 대한 조치를 요구할 생각이느냐고 묻자 오 단장은 그런 이야긴는 안 한다. 정부에서 하는 일이니까라고 말했다.

소녀상 이전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 재일 동포도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 그는 “있다. (신년사에서 동포의 공통된 생각이라고 한 것은)잘못했다. 제가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소녀상 이전에 반대하는 한국 국민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겠느냐고 묻자 오 단장은 기회가 있다면, (우리 입장을)설명하겠다. 재일동포 입장에서 그 부분은 진짜 어렵다”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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