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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헌회장 영결식] 금강산 묻힐 유분함 사찰에 임시 보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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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고(故)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이 8일 유가족과 조문객 2천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2년 전 선친이 안장된 경기도 하남시 창우동 선영에 묻혔다.

○…영결식은 쇼팽의 '장송행진곡', 베토벤의 '영웅교향곡 2악장'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 잔디마당에서 열렸다. 이에 앞서 빈소에서 상주 영선군과 미망인 현정은씨,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정몽준 의원 등 유가족들이 천구의식(관을 움직이기 전에 지내는 제사)을 가졌으며 이어 유교식 발인제가 진행됐다. 영결식이 끝난 후 운구차는 지인.임직원 등을 태운 30여대의 버스와 함께 올림픽대로를 거쳐 오전 10시쯤 창우동 선영에 도착했다.

○…영결식에서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이 鄭회장의 약력보고 도중 눈물을 흘리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자 조용하던 영결식장 여기 저기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손길승 전경련 회장도 추도사에서 "아직도 갈 길은 멀고 하실 일이 많이 남아 있는데 왜 이렇게 홀연히 떠나셔야 했습니까. 이제 누가 회장님의 빈 자리를 대신 한단 말입니까"라는 구절을 읽으면서 크게 울먹였다.

○…鄭회장의 장자인 영선군에 이어 미망인과 두 딸이 함께 절을 올리는 반혼제(返魂祭)를 마지막으로 하관식이 끝났다. 鄭회장의 영정과 머리카락.손톱.발톱을 담은 유분함은 서울 도봉산 인근의 도선사로 옮겨져 11일 추모비 제막식을 위해 금강산으로 향할 때까지 보관된다.

○…鄭회장의 묘소는 선친인 정주영 명예회장의 묘에서 산밑 쪽으로 50m 정도 떨어져 있는 곳에 자리했다. 맏형으로 사실상 상주 역할을 맡았던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묘소 주변에 소나무가 듬성듬성 심어져 있는 것이 마음에 걸리는 듯 "나무들을 좀더 옮겨다 심어야겠다"며 먼저 세상을 떠난 동생에 대한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영결식이 열린 서울아산병원 본관에는 鄭회장의 어머니 변중석(邊仲錫.82)여사가 자식이 떠나는 것도 모른 채 누워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邊여사는 1990년 병원 본관 18층에 입원해 14년째 투병생활을 하고 있으며 2000년부터 의식불명 상태였다.

○…북측이 7일 금강산에서 연 추도회 소식을 조선중앙통신이 자세히 보도. 이에 따르면 이날 추도회에는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송호경 부위원장 등이 추도사를 했으며, 북한 측 일꾼들과 금강산에 있는 현대아산 직원들이 행사에 참가했다.

염태정 기자, 하남=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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