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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보은 구제역 발생 농가 항체형성률 19%…예방접종 소홀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올 들어 첫 구제역이 발생한 충북 보은의 한 농가에서 키우는 젖소의 구제역 항체 형성률이 1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도는 보은군 마로면의 젖소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것과 관련 전날 역학조사를 위해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소와 한 울타리에서 사육됐던 젖소 21마리를 조사한 결과 이중 4마리만 구제역 항체가 형성돼 있었다고 6일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의 구제역 항체형성률은 소가 97.5%, 돼지는 75.7%다. 충북도가 지난해 12월 충북지역 시·군의 소 1200두를 조사한 결과 구제역 항체형성률은 전국 평균과 비슷한 97.8%였다.

윤충노 충북도 농정국장은 “이번 구제역 발생 농가는 지난해 10월과 7월 두 차례 구제역 백신 접종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 농가가 구제역 백신접종 매뉴얼을 따르지 않는 등 접종을 제대로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윤 국장은 이어 “이 농가의 구제역 항체형성률이 ‘0%’가 나오지 않은 것은 백신을 접종했다는 의미”라며 “주사를 비뚤게 놓거나, 주사를 놓기 전 약제를 여러 번 흔들지 않았을 가능성, 그리고 백신 관리를 못해 약이 듣지 않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구제역 예방접종은 송아지가 태어난 후 2개월 째 최초 예방접종을 한 뒤 4주 뒤 추가로 해야한다. 큰 소는 4~7개월 마다 추가 접종을 한다. 50마리 이상 대규모 농장은 농장주가 직접 예방접종을 한다. 50마리 이하 소규모 농장은 공중수의사가 예방 접종을 하고 있다. 충북의 공중수의사는 54명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이번 구제역 발생 농가의 구제역 혈청형은 O형으로 확인됐다. 혈청형 O형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접종을 하는 백신 유형(소: O형 +A형, 돼지: O형)에 포함돼 있다. 방역당국은 보은 구제역 발생 농가에서 사육하고 있는 소 195마리를 모두 살처분했다. 현재 매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충북도 방역대책본부는 구제역 발생 농가 500m 내 11개 농장 460마리의 소·돼지에 대해 구제역 백신을 추가 접종 할 예정이다. 이 반경 안에서 구제역 의심 소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3㎞내 있는 가축의 이동은 제한된다. 충북도는 또 보은에서 사육 중인 소·돼지 5만6000마리(1000여 농가) 전체를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실시하기로 했다. 충북 도내 360개 젖소 사육농장 전체를 대상으로 백신 접종에도 나설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가축류 일시 이동중지(Standstill)를 검토하고 있다.

보은=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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