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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캠프 떠난 박병호 "타격 폼 바꿔도 파워는 포기 못해"

중앙일보

입력

박병호(31·미네소타 트윈스)의 두 번째 도전이 시작됐다. 화려하게 출발했던 지난해보다 어려운 조건이지만 박병호는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박병호는 2015시즌 뒤 포스팅(공개입찰·1285만 달러)을 통해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었다. 시즌 초반엔 잇따라 홈런을 터뜨리며 빅리그에 연착륙하는 듯 했다. 그러나 6월 이후 부진이 이어졌고, 결국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8월 말 오른손 중지 수술을 받은 박병호는 지난 9월 한국으로 돌아와 재활에 몰두했다. 메이저리그 첫 시즌 성적은 62경기에 출전해 타율 0.191(215타수 41안타), 12홈런 24타점.

지난해 9월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한 박병호는 국내로 들어와 재활 훈련에 매진했다. 최근에는 투수가 던지는 공에 타격훈련을 할 정도로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박병호의 올 시즌 목표는 하나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강속구에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장점인 파워를 포기할 생각은 없다. 2일 미네소타 스프링캠프가 꾸려진 미국 플로리다로 떠난 박병호는 "지난해 팀에서 기회를 많이 줬는데 올해는 경쟁이 치열할 것이다. 스프링캠프부터 죽기살기로 하겠다"고 말했다. "자신있다"고 말하는 그의 표정은 밝았다. "다음엔 더 좋은 모습으로 한국에 돌아오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았다.

겨울엔 어떻게 훈련했나.
"몸 상태는 정말 좋다. 지금은 전혀 통증이 없다. 정말 독하게 재활 운동을 했다."
타격 폼 수정에 집중했다.
"지난 시즌 경기를 다시 보니 타이밍이 안 맞았다. 타격폼을 간결하게 수정하는데 집중했다. 어느 정도 준비는 된 것 같다. 주변의 조언도 많았지만 내가 느껴야 실행할 수 있기 때문에 생각을 많이 했다. 수술을 일찍 받아 시간이 많이 남아 생각도 많이 했다. 시즌 중간에도 많이 해보려 했는데 밸런스가 많이 무너졌다. 육안으로 보기에는 달라진 것이 없을 정도의 미세한 차이라 저만 느끼는 부분이다. 준비동작이 10개라면 7개 정도로 줄이는 수준이다. 타이밍을 맞춘다고 해서 파워를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다."

박병호는 지난해 시속 95마일(약 153㎞) 이상의 빠른 공을 맞아선 타율 0.050(20타수 1안타), 홈런 1개에 머물렀다. 2017시즌 성패도 강속구 공략에 달려있다.

기분은 어떤가.
"지난해엔 아무것도 모르고 도전한다고 했는데 실망스러운 성적을 냈다. 타이밍을 조금 더 빠르게 하려고 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구속은 확실히 한국보다 빨랐다. 장타는 어느 정도 나왔는데 삼진이 많았다. 못했을 때는 금방 잊고 내일을 준비해야 하는데 지난해는 한 경기, 한 경기에 너무 생각이 많았던 것 같다. 사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입지가 좁을 것 같다. 작년엔 구단에서 많이 기회를 주려고 했는데… 같은 도전이지만 힘든 도전이 될 것 같다. 작년보다는 입지가 확실히 좁다. 스프링캠프부터 죽기 살기로 해야 할 것 같다. 1루수가 됐든 지명타자가 됐든 주전으로 뛰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하지만 준비는 잘 돼 있다. 자신도 있다."
입지가 불안하는 이유는 선수가 바뀌고, 단장이 교체됐기 때문인가.
"둘 다다. 단장이 바뀐 것이 영향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나 대신 올라와서 뛰던 케니스 바르가스(27)가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에 경쟁을 다시 해야 할 것 같다."

박병호 영입에 나섰던 테리 라이언 단장은 지난해 성적 부진으로 팀을 떠났, 테드 레빈 단장이 새로 부임했다. 스위치히터 바르가스는 지난해 47경기에서 타율 0.230, 홈런 10개를 기록했다. USA 투데이는 '박병호가 조 마우어가 휴식이 필요할 때의 1루 자리나 바르가스를 대신해 지명타자로 출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황재균(샌프란시스코)과 테임즈(밀워키)가 미국으로 갔다.
"재균이는 정말 멋있는 도전을 선택했다. 국내에서도 좋은 제안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도전을 한다는 자체가 같은 야구 선수로 멋있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특별히 내가 조언을 해줄 것은 없는 것 같다. (미네소타와 밀워키는 8월에 4연전을 치른다.) 메이저리그에서 테임즈를 만난다면 정말 반가울 것 같다. KBO리그에서도 대화를 많이 했던 선수다."
WBC에 나가고 싶어했었는데.
"물론 아쉽다. 하지만 누가 봐도 인정하는 선수들이 선발됐다. 시즌 동안 나보다 뛰어난 성적을 낸 선수들이 뽑혔지않나. 좋은 결과를 냈으면 좋겠다."

영종도=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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