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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경제민주화 실현할 분 총리 임명” … 안 “문재인, 토론 안 나오면 제2 박근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4월 말~5월 초의 조기 대선이 성사되면 이번 설은 대선 전 마지막 명절 연휴가 된다. 민심의 분수령이 될 이번 연휴를 맞아 대선주자들은 자신의 강점을 부각하고 경쟁자를 견제하는 전략적 행보에 나섰다.

설 앞두고 견제·연대 나선 주자들
반 “특정인 염두 발언 아니다” 했지만
경제민주화는 김종인 트레이드 마크
안, 문재인 KBS토론회 불참 비판
문 측 "황교익 출연금지에 항의 뜻”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연휴 콘셉트는 ‘공약의 구체화’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26일 “지금까지 박근혜 정부의 적폐 청산과 권력기관·재벌 개혁 등 큰 원칙을 제시했다면 설 이후엔 ‘문재인표 공약’의 각론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소방학교에서 “소방공무원 1만9000명 충원”을 약속했다. 그는 30일까지 경남 양산 자택에 머물며 설 이후의 구상도 가다듬는다. ‘실리에 방점을 둔 외교·안보정책과 4차 산업 등 신(新)성장동력’ 등이 구상의 포인트라고 한다. 설 연휴 직후엔 대북 전략과 대미·대중 외교 구상 발표가 예정돼 있다.

문 전 대표를 추격하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SBS 인터뷰에서 “대통령과 권한을 분산할 총리로 염두에 둔 분이 있느냐”는 질문에 “경제민주화를 실현할 수 있고 미래 산업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비전을 가진 분들 중에서 총리가 돼 전권을 가지고 내정을 이끌어 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답했다. 반 전 총장이 언급한 ‘경제민주화’는 그가 최근 접촉한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의 트레이드 마크다. 그러나 반 전 총장은 “(총리 후보로) 김 전 대표를 염두에 둔 것이냐”는 질문엔 “특정한 분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반 전 총장은 이날 대표적 개헌론자인 박관용·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만났다. 27일엔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과도 회동하면서 재도약을 모색할 계획이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문 전 대표와 각을 세웠다. 문 전 대표가 25일 KBS 토론회에 불참한 것에 대해 안 전 대표는 “계속 토론회에 참석하지 못하면 ‘제2의 박근혜’가 될 뿐”이라고 비판했다. 안 전 대표는 용산역에서 귀성 인사를 한 뒤 기자들을 만나 “이번 대선은 어려운 상황에서 대한민국을 헤쳐 가야 할 대통령을 짧은 기간에 뽑아야 하는 만큼 토론을 통해 본인이 원하는 생각을 제대로 밝혀야 한다”며 “또다시 콘텐트가 없는 박 대통령 같은 사람을 뽑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 측 김경수 의원은 “황교익씨는 누군가를 지지한다는 이유만으로 KBS에 출연 금지됐다”며 "KBS 출연을 포기한 건 불공정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원칙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는 군 복무기간 단축 문제를 놓고도 이틀째 설전을 벌였다. 안 전 대표는 “문 전 대표가 군대에 가서 고생하고 나쁜 기억만 갖고 있으니 복무기간을 축소하겠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25일 안 전 대표가 “(문 전 대표의 복무기간 단축은) 선거 때 난무하는 주장”이라고 비판하자 “군대를 잘 안 겪어 봐서 그렇다”고 반박했다. 안 전 대표는 27일 자신이 설립한 안랩을 방문해 연휴에도 쉬지 않고 일하는 직원들을 격려할 계획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28일 광화문 주한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과 정부종합청사 앞 노동자 장기 농성장을 방문하고 세월호 유가족 합동차례에 참석한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고향인 충남 논산과 충북 청주의 선산 세배 일정 외 별도 일정을 잡지 않고 자문그룹과 함께 출마 선언에서 제시한 어젠다를 구체화하는 작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경기도 화성의 조류인플루엔자(AI) 거점 소독시설과 경기도 광주시의 사회복지법인 ‘나눔의 집’ 방문 등 민생행보를 이어 갈 예정이다.

강태화·박유미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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