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7.9% 황교안때문에 시끄러운 정치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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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정치권에선 대선 정국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황교안 대통령 권한 대행을 놓고 날선 공방이 벌어졌다. 문화일보가 엠브레인에 의뢰해 이날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대선후보 황교안’의 지지율은 반기문(16.0%)전 유엔 사무총장에 이어 범여권 후보들중 2위(7.9%)를 기록했다.(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황 대행이 보수층을 대변하는 대선후보로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아침 일찍부터 소위 ‘황풍 차단'에 나섰다. 추미애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황 총리를 비롯해 내각 전반에 대한 포괄적 탄핵을 의미한다"며 "황 총리는 권한 대행일 뿐 대통령 행세를 해선 안된다"고 꼬집었다.그러면서 “(정치에)한 눈을 팔 지 말라”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이나 남경필 지사 등 자당 소속 후보들이 황 대행의 지지율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바른정당도 황 대행을 함께 몰아세웠다. 정병국 대표는 라디오에 출연해 "황 대행이 (대선에)출마해선 안된다"며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오죽 답답하면 그런 생각까지 했겠는가 생각이 들지만 그런 쪽으로 흔들거나 유도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황 대행은 2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은 그런 생각이 없다"면서도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이후 새누리당내에선 대선후보로서 황 대행의 가능성을 거론하는 이들이 꽤 생겼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25일 기자 간담회에서 "앞으로 정치 상황에 따라 어떤 결정을 할 지는 황 대행 본인의 결심 여하에 달려 있다"며 "누구나 출마의 자유가 있으니 여지를 두고 문을 열어 놓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전 라디오에 출연했던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도 ‘황 대행이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나설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 분의 선택에 따라 우리 당이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런 가운데 설연휴를 앞둔 황 대행의 발걸음은 대선 후보들 못지않게 빨라졌다. 25일 오전엔 정부서울청사에서 안전관계장관회의를 주재했다. 오후엔 서울 남대문 지역상담센터를 찾아 쪽방촌 지역주민들과 떡국으로 오찬을 함께 했고,이후 양천구 신영시장도 방문했다. 이런 황 대행의 행보를 정치권이 대선과 연결시키자 황 대행측은 "황 대행의 민생행보를 정치적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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