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경시대회 인증제 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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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초등학생 대상의 경시대회 대비반이 생겨나고 있을 정도로 과열 현상을 보이고 있는 학력경시대회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정부가 올 연말까지 인증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해 수백개씩 난립하고 있는 경시대회 열풍을 잠재우기 위해 인증제 도입으로 질(質)관리를 하겠다는 것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7일 학력경시대회 인증제 도입을 연구하고 있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과 공동으로 인증제 도입 방안에 대한 1차 토론회를 열고 본격적인 의견 수렴에 나섰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국내 대학들의 협의기구인 대학교육협의회가 경시대회 주최 기관으로부터 등록을 받고, 공신력.대회규모.과거 개최 실적 등을 고려해 경시대회 등급을 정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대학들은 가급적 자체 경시대회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경시대회 입상이 대학 지원 자격이 되면서 대학 경시대회가 사교육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 때문이다.

실제 서울대는 이 같은 문제점을 감안해 2005학년도부터 경시대회 입상 경력을 수시모집 지원자격에서 제외하는 한편 국어경시대회 등 자체 대회를 없애기로 했다. 또 연세대와 성균관대 등도 내년부터 자체 경시대회를 치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이영호 선임연구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1998년 새 입시제도인 2002학년도 대입개선안이 발표된 뒤 경시대회가 한해 7백%씩 늘어나는 등 급증해 사교육비가 가중하는 등 많은 문제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98년까지만 해도 62개에 불과했던 경시대회가 99년 1백27개, 2000년 9백21개, 2001년 7백65개로 늘어났다. 경시대회 입상이 새 입시제도에서 크게 늘어난 특별전형의 지원 자격으로 활용됐기 때문이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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