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銀노조, 행장 선임 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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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7일 이사회를 열어 새 행장 후보를 정할 예정이었던 조흥은행 이사회가 노동조합의 반발로 연기됐다.

조흥은행 노조는 또 이날 아침 신한금융지주의 뉴욕 증시 상장을 위해 조흥은행의 재무제표를 미국 기준으로 바꾸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는 본점 별관 20층과 23층 사무실을 강제 폐쇄했다.

조흥은행은 이날 임시 이사회에서 최동수 전 조흥은행 부행장을 새 행장으로, 이인호 신한은행 부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내정할 예정이었으나 노조의 반발로 이사회를 하루 연기했다.

이용규 노조위원장 대행 등 노조대표 5명은 이날 이례적으로 이사회장에 들어가 노조의 입장을 설명했다. 이사회는 행장 추천 안건을 상정하지도 못하고 노조와 토론을 벌이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노조측은 "崔내정자는 잠시 스쳐간 인물이기 때문에 조흥출신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행장추천위원회 관계자는 "崔씨가 2년6개월간 부행장으로 일해 조흥 출신으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노조는 또 이날 오전 새 대주주가 될 신한금융지주와 업무 협조를 위해 마련한 본점 별관 20층과 23층 사무실을 강제 폐쇄하고 직원들의 출입을 막았다. 이 곳에서 조흥은행의 재무제표를 미국 회계기준에 맞게 변경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신한지주는 오는 9월 뉴욕 증시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자회사인 조흥은행의 재무제표 변경이 늦어져 상장 작업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신한은행장 출신인 李씨의 이사회 의장 내정에 대해서도 "조흥은행의 독립경영을 해칠 수 있다"며 반대했다. 신한지주는 "이사회 의장이 비상근으로 일하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행장 추천과정에서 일부 인사들의 행태가 입방아에 올랐다. 유력 후보군에 올랐던 한 임원은 노조를 의식해 "파업 등으로 고생한 직원에게 1백만원씩 보로금을 주고 대규모 승진인사를 하자"는 엉뚱한 제안을 신한지주측에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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