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고향방문 자제해주세요… AI 차단확산 고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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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를 앞두고 전국의 자치단체가 조류인플루엔자(AI) 차단에 고심하고 있다. 일부 자치단체는 귀성객들의 고향방문 자제를 요청하고 나섰다.

충남도는 설 연휴기간 AI 추가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24시간 상황실을 운영하고 거점 소독시설과 차량 이동 통제초소 운영을 강화한다고 23일 밝혔다. 유동인구가 많은 역과 터미널에 발판 소독조를 설치하고 AI 차단 생활수칙 등이 담긴 홍보용 현수막도 설치할 예정이다.

충남에서는 지난해 11월 23일 아산에서 처음으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뒤 천안·아산지역을 중심으로 57건이 양성판정을 받았다. 이로 인해 117개 농가에서 기르던 가금류 598만여 마리를 살처분했다. 지난 10일 아산을 끝으로 AI 추가 신고가 없는 상태다.

충남도는 가금류 사육농가를 대상으로 가족들의 고향방문 자제를 요청했다. 부득이하게 방문하게 되면 거점소독시설에서 차량을 소독한 뒤 농장에 진입하도록 당부할 방침이다. 철새 유입이 많은 하천과 호수 주변, 낚시터, 산책로 출입은 전면 통제한다. 또 25일을 ‘일제 소독의 날’로 정하고 취약농가의 소독여부를 점검키로 했다. 홍성군도 25~31일 모든 축산농장과 시설을 대상으로 일제 소독에 나설 예정이다.

전남도는 설을 맞아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의 축산농가 방문 자제를 당부했다. 이를 위해 전남 22개 모든 시·군 터미널과 마을 입구 등 435곳에 현수막을 설치했다. ‘귀향객은 축산농가 및 철새도래지 방문 금지’ ‘우리 고향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부터 지켜냅시다’는 문구가 담겼다. 각 시·군을 통해 설 연휴 기간 같은 내용의 마을방송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지역 방송사에도 축산농가와 철새도래지 방문을 금지하는 자막방송을 해달라는 협조 공문을 보냈다.

경북도는 설 연휴 가금농가나 철새도래지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도록 당부하고 있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역이나 터미널 등에 현수막을 내걸고 마을 방송을 통해서도 AI 주의를 홍보하고 있다. 고향을 찾은 가족·친지들이 농가 안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권고했다. 우편물과 택배가 자주 들어오는 점을 고려해 농장 입구에 택배함을 설치했다. 설 연휴를 전후해 축산시설 일제소독을 실시할 방침이다. 경북도는 가금농가 AI 감염 사례가 없는 ‘AI 청정구역’이다.

도재명 경북도 동물보호담당은 “귀성객들에게 고향을 찾아오지 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가금농가와 철새도래지에는 들어가지 말라고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성·무안·안동=신진호·김호·김정석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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