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포인트를 알면 보이는 것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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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탄핵사태로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며 대선 후보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언론들도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각 후보의 지지율 추이와 유력 후보 간 격차를 분석하며 민심의 향방을 가늠하고 있다.

이토록 민감한 수치를 다룰 때 혼동하면 안 되는 게 퍼센트(%)와 퍼센트포인트다. “조사기관에 따르면 지난주 8%의 지지율을 기록해 한 달 전 10%보다 2%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와 같은 경우다. 지지율이 10%에서 8%가 됐다는 것을 ‘2% 떨어진’으로 표현하면 안 된다. ‘2%포인트 떨어진’으로 고쳐야 바르다.

퍼센트는 전체 수량을 100으로 하여 그것에 대해 가지는 비율인 백분율을 나타내는 단위다. 퍼센트포인트는 백분율로 나타낸 수치가 이전 수치에 비해 증가하거나 감소한 양을 말한다. 지난해 지지율이 10%였다가 올 들어 20%라면 퍼센트로는 100%, 퍼센트포인트로는 10%포인트 오른 것이다. 이를 10% 올랐다고 하면 100%를 10% 오른 것으로 줄여 말하는 오류를 범하는 셈이다.

지지율이 10%에서 8%가 됐다는 것을 퍼센트포인트로 나타내면 “지지율이 2%포인트 떨어졌다”가 된다. 이를 퍼센트로 나타내면 “지지율이 20% 떨어졌다”가 된다. 지지자 100명 중 20명이 지지하지 않게 됐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지율이 2% 떨어졌다”고는 할 수 없다.

후보들 간 양자 대결에서 지지율이 40%와 50%로 조사됐다면 “지지율 격차가 10%포인트로 벌어졌다”고 할 수 있다. “지지율 격차가 10%로 벌어졌다”고 하면 틀린 표현이 된다.

이은희 기자 e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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