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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일어난 마닐라시 표정|수도외곽 자동소총·포격소리진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필리핀 군일부의 쿠 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데타 기도는 이틀이 지나 과거 네 번에 걸친 쿠데타도록 목표가 무엇인지 분명 기도는 명백히「마르코스」전대통렴을 지지하기 위한것이었던데 비해 이번에는그런 낌새가 전혀 없는것이 특징이다.
필리핀 군부에 정통한 정보망을 갖고 있는것으로 알러진 미국도 이번 쿠데타의 동기가 무엇인지에 대해 의아해 하고 있다. 주동자인 「호나산」대령은 이것이 쿠데타가 아니라고 선언, 의문을 더욱 짙케하고있다. 쿠데타가 아니라면 55명을 숨지게한 이 충돌이무엇인가?
일부 관측통은 군인들이「마르코스」치하에서 누리던 특권을「아키노」대통령아래서 박탈당한데 대한 반발로 행동을 취한것이라고 보고있다.
또 공산 게릴라인 신인민군 NPA)에 대한 군의 작전을「아키노」정부가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주지 않으면서 군의 작전 성과에 대해선 비판을 하고 있는데대해 군이 크게 불만을 품어왔다는 설도 있다.
여하튼 이번 사건으로「아키노」대통령은 과거 쿠데타 주동자들에 대해 보였던 관용정책을 바꾸어 엄벌주의를 채택하지 않을수 없을것으로 보인다.
○…필리핀정부군은 모두4백62명의 반란군을 사로잡았다고 밝혔는데 이는 「라모스」군참모총장이 추정한 8백명의 반란군가운데 절반에 해당한다.
마닐라 남쪽 5백60㎞ 떨어진 필리핀 제3의 도시인세부시에서는 「에드가르도·아베니나」지역구사령관이 쿠데타지지를 선언,세부시장과 주지사를 자택연금시켰다.
「아베니나」사령관이 지휘하는 반란군은 필리핀국기를 거꾸로 달아 반란군가담을 표시했으며 지방정부사무실과 사설보안군의 무기를 압수했다.
「라모스」군참모총장은 28일「아베니나」사령관의 해임을 발표했다. 「아베니나」준장은 『정부관리들은 군인들의 복지에 전혀 무관심한 태도를 보였다』고 불만을 털어놓으면서 공산게릴라를 진압할때마다 군경은 인권을 침해했다는 비난을 받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정부군과 반군과의 접전으로 2차대전이후 최대의 격전장이 된 마닐라시는 이날 건물들이 불길에 휩싸이고 콩볶듯한 총격소리에 거리가 뒤흔들리는 느낌. 양측의 교전을 지켜보던시민들은 지난해「마르코스」정권을 붕괴시켰을때 처럼「아키노」정부를 지지하는군인들에게『전진, 전진』을소리높여 외치기도.
○…특히 28일상오 반군들에 의해 일시 점령됐던 수도외곽의 아기날도기지 부근은 자동소총과 포격소리가 하늘을 진동. 정부군이 장갑차를 앞세우고 아기날도기지로 접근하자 일단의 청년·학생들은 정부군을 뒤따랐다. 정부군의 지상공격에 이어 곧 공습이 뒤따라 폭탄 9발을 투하했다고 목격자들이 말했다.
○…「아키노」필리핀대통령 집권이후 5번째의 쿠데타가 발생한 28일 대통령궁 공격에 나선 약5백명의 반란군들은 정부군이 총격을 가하기 시작하자 당황해서 민간인들에게 총을난사하며 도주했다고 목격자들이 말했다. 전투를 목격한 한 사진기자는 반란군들이『항복하라』는 구호를 연신 외치던 군중들에게 총을 쐈으며 시가전으로 민간인 10명이 총에 맞았다고 말했다.
○…쿠데타주동자인「그레고리오· 호나산」대령은 28일정부군의 공격을 방자 민간 헬기로 달아났다고 필리핀의 DZMM방송이 보도. 이방송은 아기날도 기지에서 정부군에 포위된채 저항을 게속하던 「호나산」대령이 이날 기지탈환에 나선 정부군의 격이 개시되자 정부군과 반군간 전투의 와중에서 헬리콥터로 달아났다고 말했다.
○…「호나산」대령(39)은 필리핀내 극우파의 핵심인물로 잘 알려져 있으며「아키노」정부를 위협하는 기도가 있을때마다 그이름이 등장했었다. 「환·폰세·엔릴레」전국방장관의 측근이었던 「호나산」대령은 지난해 11월「엔릴레」장관의 퇴진까지 몰고간 쿠데타 기도에서도 주역을 담당했다. 85년에는 소장파 장교들을중심으로 군부개혁운동을 조직, 몇달전 해체될때까지「아키노」대통령에 적대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지난1월 공군장교들이 반란을 일으켰을때도 그는「피델· 라모스」군참모총장과 격렬한 회담을 전개, 반군이 은신하고 있던 건물의공격명령을 취소하도록 「라모스」장군을 설복시킨바 있다.
「호나산」대령은 군인집안에서 출생, 71년 필리핀사관학교를 졸업했으며 최근막사이사이 군기지에서 훈련주임장교를 역임했다.
○…하와이에서 망명중인「마르코스」전대통렴은 28일「아키노」대통령이 국민과 군의 지지를 잃어 곤경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마르코스」는 이날 미ABC방송의 나이트라인 프로에서 필리핀에서 일어난 군부 쿠데타로 다시 대통렁이 될수 있다고 보느냐라는 질문에 웃으면서『그들반란군들은 내가 아닌 다른사람을 택할 수도 있기때문에 답할 필요성이 없다』고말했다.
지난해「아키노」대통령의 집권에 큰 기여를 했던 인물로「엔릴레」전국방장관과「라모스」군참모총장의 모습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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