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 고충 많아 24시간 상담소 마련 절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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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노말헥산 사건은 한국에 온 외국인 노동자 문제의 종합판이다."

22일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에서 만난 박천응(사진) 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하루 16시간에 이르는 장시간 노동에 최저임금(월 71만원)에도 못 미치는 42만원 선의 봉급, 컨테이너로 된 작업환경 등 열악하기 그지없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다 산업안전에 대한 사전 교육이 없었고 산재가 발생한 뒤 사장이 노동자들을 기숙사에 40여 일간 감금하고 외박.외출.면회를 금지하는 등 비인간적으로 대우했다고 덧붙였다.

박 목사는 "언제까지 '때리지 마세요. 우리는 노예가 아니에요'라고 말하는 현실을 방치해야 합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 현실에서 18만 명으로 추산되는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를 인정하는 것이 어느 정도 필요하며, 따라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제도를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박 목사는 "24시간 노동상담소를 설치하는 것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노동상담소는 근무시간 중에만 운영되기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는 문턱이 높다 .

박 목사는 1989년 반월공단의 한국인 맞벌이 부부와 자녀들을 대상으로 목회활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92년 외국인 노동자들을 만났고 94년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를 설립했다.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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