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은아빠' 유경근 "세월호 구조 국가가 손 놓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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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법정에서 정부의 구조작업이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17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10부(이은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세월호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등 347명이 국가와 청해진해운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예은 아빠' 유경근(48)씨는 참사 당시 "국가가 손을 놓았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세월호 사고 희생자인 `예은`양의 아버지 유경근씨. [중앙포토]

세월호 사고 희생자인 `예은`양의 아버지 유경근씨. [중앙포토]

유씨는 "팽목항과 진도체육관을 오가며 공무원으로 보이는 사람을 붙잡고 상황을 물었지만 하나같이 고개를 돌리고 가버렸다"며 "시간이 지나 구조자 정보를 전지에 매직으로 적는 과정에서도 명단이 잘못됐다는 등 혼선이 지속됐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분노한 점은 정부의 거짓말"이라며 "밤에 바지선을 타고 현장에 나가보니 깜깜한 바다에서 아무런 구조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었고, 우리가 가까이 갔을 때에야 조명탄을 쏘았다"고 주장했다.

유씨는 이 상황을 촬영한 동영상을 법정에서 공개했다.

시신을 수습하는 과정에서도 혼선이 있었다고 유씨는 증언했다.

유전자(DNA)검사가 사고 발생 일주일 뒤에야 실시됐고, 피해자 가족들은 팽목항에 시신이 올라오면 비닐을 열고 얼굴과 몸을 만져보며 신원을 확인해야 했다며 수습 과정을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한편 이날 증인 신문할 예정이었던 둘라에이스호 선장 문예식씨는 외국에 체류 중이어서 다음 변론기일로 연기됐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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