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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학 세계화에 힘 쏟겠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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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지난해부터 한국문학이 본격적으로 해외에 소개되기 시작했지만 아직 체계를 갖춘 건 아닙니다. 해외에서 쓸 만한 변변한 한국문학 교재도 부족한 실정입니다. 한국문학의 세계화에 힘을 쏟겠습니다."

21일 민족문학작가회의(작가회의)의 신임 이사장으로 선출된 시인 정희성(61)씨가 밝힌 올 작가회의의 추진 현안이다. 정씨는 이날 서울 삼청동 출판문화회관 강당에서 열린 19차 정기총회에서 16대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김형수 사무총장의 연임과 신임 김해자 사무처장의 선출도 함께 결의됐다. 이들의 임기는 2년. 정 이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작가회의가 출범한 1974년엔 내가 막내였는데 벌써 한 세대가 지나 이 자리에 서게 됐다"며 "우리가 숨차게 추구해온 민족문학도 이제 지난 날을 되돌아보고 반성할 여유가 생길 만큼 발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아직 우리의 깃발을 내릴 때는 아니며 변화된 환경에 조응하는 건강한 작가단체로서의 진로를 모색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1974년 11월 고은.황석영 등이 앞장 서 설립한 자유실천문인협의회가 작가회의의 전신(前身)이며 87년 9월 지금의 이름으로 개편됐다. 12개 지회와 8개 지부를 두고 있다. 70~80년대 민주화운동에 앞장섰으며, 지난해 7월 분단 이후 최초로 민족작가대회를 평양에서 개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회원 수는 1273명. 회원 수 8000여 명의 한국문인협회가 있지만 집행력이나 조직력 면에서 작가회의가 우세하다는 평가가 있다.

1945년 경남 창원 출생인 정 이사장은 68년 서울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고, 7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30여 년간 절제되고 차분한 어조로 민중의 정서를 대변하는 작품을 발표했다. 김수영문학상, 시와 시학사상 수상. '답청' '저문 강에 삽을 씻고' 등 다수의 시집을 냈다.

글.사진=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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