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항로 확충이 관광객 유치 '열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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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지난 6월 13일 부산~타이페이 직항노선이 개설된 이후 부산 관광업계에 큰 변화가 생겼다. 그동안 부산에서 거의 볼 수 없었던 대만인 관광객들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직항노선 하나가 관광산업에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 대만 관광객 알짜 손님=대만 원동항공은 1백78석 규모의 항공기를 주 2회(월.금)운항한다. 9월초부터 주당 4편으로 증편할 예정이다. 부산으로 들어올 때 빈 좌석이 없다.

1주에 대만 관광객 3백명 가량이 찾아온다. 대만의 국민소득은 2002년 기준으로 1만3천달러. 아시아에선 돈 주머니가 꽤 두둑한 편이다.

이들은 카지노.호텔 면세점 등에서 돈을 잘 쓴다고 관광업계는 전한다. 우리나라 관광객이 태국.필리핀에 갔을 때 돈을 푸는 것과 비슷하다는 얘기다.

주한 대만대사관 홍보실 원이센 씨는 "대만에는 하루 종일 한국 드라마를 방송하는 케이블 TV가 있을 정도로 한류 열풍이 세다"며 "대만 사람은 한국문화를 직접 체험해보기 위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특히 쇼핑은 그들의 큰 관심거리라고 했다. 연예인들이 입고 있는 비슷한 옷과 휴대폰 등을 한 가방씩 사들고 간다는 것이다.

직항노선 확충이 핵심=관광업계는 관광산업 발전과 김해공항의 직항로 확충이 관광객 유치의 관건으로 보고있다.

관광업계 관계자들은 "인천공항에 집중된 직항노선을 지방균형발전 차원에서 김해공항으로 상당수 가져오든지 아니면 새로 개설해야 한다"며 "인천에 도착한 관광객이 부산까지 내려오기를 기대하기는 무리"라고 말했다.

특히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주요 도시간을 연결하는 직항노선이 하루 빨리 개설돼야 한다는 것이다. 아름관광 공석 사장은 "동남아 사람들은 대개 일본을 최고 관광지로 꼽고 있는데 직항노선이 있으면 이들을 부산으로 유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을 거쳐 제주도나 일본 큐슈 등 다른 곳으로 가는 연계 상품을 개발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부산도 이제는 일본.중국 시장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용백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국제선 증가 현황 = 인천공항 개항 이후 김해공항에서 출발하는 국제노선이 점차 늘고 있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2월 김해∼중국 시안 노선 개설 ▶오는 9월 김해∼베트남 노선 개설 등으로 김해공항 국제노선은 연말에는 20개 도시(주 1백40편)로 늘어난다.

2000년 3월 인천공항 개항 때 11개 도시(주 67편)와 비교하면 국제노선이 상당히 늘어난 것이다.

동남아 지역의 경우 9월 취항 예정인 베트남 노선을 포함해 대만 타이페이(2003년 6월),사이판(2002년 7월) 등 3개 노선이 신설됐다.기존 필리핀 마닐라와 태국 방콕행도 주 6편에서 13편으로 증편됐다.

중국 노선은 베이징·상하이·칭다오 등 기존 3개 도시(주 12편)에서 시안·홍콩·선양 등 3개 도시가 추가됨에 따라 6개 도시(주 44편)로 늘어났다.

부산시 관계자는 “김포공항을 경유해 인천공항에서 출국하는데 따른 남부권 주민들의 불편이 김해공항의 신규노선 개설과 증편의 계기가 됐다”며 “부산을 비롯한 남부지역 도시에서 열린 국제회의 및 국제 스포츠행사도 김해공항이 허브공항으로 기틀을 잡아가는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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