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염, 여름보다 겨울에 더 많이 걸려…어릴 수록 취약

중앙일보

입력

장염. [중앙포토]

장염. [중앙포토]

장염이 여름보다 오히려 겨울에 더 많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15일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최근 3년간 겨울철(1월, 12월)에 감염성 장염으로 진료를 받은 평균 환자 수는 143만2946명으로, 116만7254명인 여름철(7월, 8월) 보다 더 많았다. 감염성 장염이란, 콜레라나 장티푸스 등 세균이나 노로바이러스 같은 바이러스 등에 의해 생기는 장염의 일종이다.

보통 여름철은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음식이 쉽게 상하기 때문에 장염에 많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겨울에는 바이러스에 의한 장염 환자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바이러스는 오염된 물이나 조개 등 석패류를 통해 감염된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조용석 교수는 “노로바이러스는 저온에서 잘 번식하고 얼음 속에서도 장기간 생존할 정도여서 겨울철 장염의 주원인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어릴 수록 장염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기준으로 9세 이하의 환자 수는 147만30명(28.0%)으로 가장 많았고, 10대가 79만1101명(15.1%)으로 그 뒤를 이었다. 연령대별 인구 비율을 고려해 인구 10만명당 진료인원 수를 분석한 결과 역시 9세 이하(3만2360명)와 10대(1만4407명)는 전체 연령 평균 수치인 1만402명을 웃돌았다. 급식을 통한 집단 감염이 많고, 유아들은 손을 씻지 않고 음식을 집어 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감염성 장염은 대부분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충분한 휴식과 수분을 취하면 저절로 좋아진다. 하지만 38도 이상의 고열이 하루 이상 지속되거나 하루 6회 이상의 심한 설사나 혈변, 복통, 구토 등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개인 위생과 음식 섭취에 신경써야 한다. 음식은 충분히 익혀먹고, 물은 가급적 생수를 마시는 게 좋다. 조용석 교수는 “손에 묻은 바이러스나 세균이 접촉을 통해 입으로 들어가 장염을 유발한다”며 “음식을 먹기 전에는 항상 손을 씻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