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발」도 묶였다|시내버스·택시운전기사 파업 전국으로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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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노사분규가 대중교통운수업체로 번져 광주·전주지역의 대중교통수단이 10일 현재 완전 마비됐으며 서울·부산등 대도시도 일부불통,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광주에서는 54개 전노선의 7개회사 6백67대의 시내버스가, 전주에선 4개버스회사 2백56대, 부산에선 1개회사 27대, 서울에선 1개회사 60대가 운전기사들의 파업으로 운행이 중단되고 있다.
전주에선 택시운전기사들까지 4일째 운행을 거부하고 있어 출·퇴근시간에 큰 혼잡을 빚고 있다.
◇광주=시내버스 전면 운휴 2일째인 10일 광주시민들은 출근길부터 택시잡기와 승용차 편승을 위해 큰 혼잡을 빚었다.
특히 광주시내 42개 남녀고등학교의 여름방학 보충수업이 10일부터 시작돼 시내버스 노선에 투입된 스쿨버스 1백1대가 주로 학생들의 등교에 이용됨으로써 일반인들의 출근길 교통난이 더욱 가중돼 직장마다 지각사태를 빚었다.
광주시는 시교위와 협의, 고등학생들의 보충수업을 10일 하루만 예정대로 실시하고 시내버스운행이 정상화된후로 연기시키기로 결정했다.
한편 광주시는 농성운전사들이 각목등을 들고 버스노선에 투입된 임시버스들의 운행을 실력으로 저지하려고 나서자 이를 막기위해 10일부터 버스승강장마다 5∼6명씩의 경찰을 배치하기도 했다.
이에앞서 광주시내에선 9일상오9시30분 두암동 대창운수 (대표 고재일) 에서 운전기사들이 파업을 시작, 삼양시내버스등 6개회사로 확산됐고 천일버스소속 61대는 이날 상오9시30분까지 운행을 하다가 파업에나선 다른 회사운전기사들이 각목을 들고 운행을 막아 시내 7개회사 소속시내버스 모두 운행을 전면중단했다.
그러나 광진교통(대표 방만복) 등 시외및 시내운행 3개버스회사의 27대는 정상운행되고 있다.
파업 시내버스 운전기사들은 각 회사별로 1백∼2백여명씩 모여 ▲84년 단체협약때 없어진 기본급 13만5천원부활 ▲상여금 4백%지급 ▲장기근속수당 1백%인상등 11개항의 요구조건을 내걸고 요구사항이 모두 받아들여질 때까지 농성을 계속하겠다며 버스운행을 거부한채 농성을 벌이고 있다.
광주시는 시내버스들의 운행이 전면 중지되자 관내총3천5백2대의 영업용택시 8부제운행을 9일부터 무기한 해제하고 시청출근버스와 각급학교버스등 1백32대를 동원, 주요 시내버스노선에 투입하는 한편 10일부터는 전세관광버스 90대등도 투입, 지원동∼동운동간 1번노선등 20개 주요노선에 투입했다.
한편 민주헌법쟁취전남노동자공동위원회는 9일 「광주시내 버스운전 기사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전주=택시운전기사들의 전면운행거부가 4일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전주시내 4개시내버스회사운전기사들도 10일상오4시30분부터 전면 운행을 거부, 전주시내는 대중교통수단이 완전 마비됐다.
일부 시내버스운전기사·안내양등 1백50여명은 시내 금암동 공용버스터미널로 몰려가 시외버스의 운행을 저지하는 바람에 일부시외버스도 운행을 못하고 있다.
전주시내 시내버스운전기사 2백여명은 임금 (현행32만9천원·수당포함) 40%인상등 15개항을 내걸고 전주전일여객버스회사에 모여 농성을 벌이고 있다.
◇서울=서울문래동8 신촌운수소속 시내버스 운전기사 40여명이 10일상오5시부터 회사주차장 출구앞에모여 임금30%인상(현행41만4천2백15원·수당 포함)과 상여금인상등 10개항의 요구조건을 내걸고 연좌농성을벌여 문래동에서 면목동간을 운행하는 139번과 서울교대까지 운행하는 92-2번등이 회사 2개노선버스 60대의 운행이 모두 중단됐다.
운전사들은 임금인상외에도 ▲현재 인사사고3건의 경우 실시하는 교정교육의 중지 ▲식사시간 30분보장등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질때까지 운행을 거부할 것을 결의했다.
한편 한성버스 (대표 이원직·59) 소속 시내버스 운전기사 25명이 10일상오2시30분쯤부터 임금인상등을 요구하며 서울우이동8의10 회사주차장에서 7시간동안 연좌농성하다 회사측이 기사들의 요구를 모두 수락, 상오9시30분 자진해산했다.
이들의 농성으로 우이동∼남대문간 333번 시내버스 노선 운행이 상오4시부터 10시까지 6시간동안 중단됐다.
◇부산=9일 부산시내 10개 시내버스 운전기사들이 임금인상등을 요구하며 운행을 거부하는 바람에 모두 2백67대의 시내버스가 발이 묶였으나 회사측이 처우개선을 약속함에 따라 이날 하오 농성을 풀어 10일부터 정상운행에 들어갔다.
그러나 한일여객 운전기사 90여명이 10일상오5시부터 회사 사무실 앞에서 배차시간연장등 10개항을 요구하며 차량운행을 거부한채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때문에 해운대∼서면∼귀포간을 운행하는 시내버스 27대가 운행을 못해 출근길의 시민들이 큰 불편을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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