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 "한마당" 펼친다|「아트코리아」, 26일 세종문화회관서 무대마련|오키스트러연주에 성우가 시낭송…성악가들이 노래|한강예찬 교향시 초연, 출연진·청중간의 대화시간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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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시와 음악이 한데 어우러지는 이색음악회가 한여름밤을 수놓는다. 오키스트러의 연주에 맞춰 성우들이 시를 낭송하고 그 시에 곡을 붙인 가곡을 성악가들이 부르는 「시와 음악과 한강」이 오는 26일 하오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린다. 「아트코리아」 주최.
이날 연주될 곡목은 김연준시·작곡의 『청산에 살리라』, 이은상시·김동진작곡의 『가고파』, 한명희시·장일남작곡의 『비목』등 유명한 가곡 12곡.
또 김광규씨의 서사시 『한강』을 바탕으로 장일남씨가 작곡한 교향시『한강』이 초연된다.
관현악은 4관편성의 서울 아카데미오키스트러(지휘 장일남).
성우 배한성·김세원·염지운·송도영씨와 DJ이종환씨가 오키스트러의 연주에 맞춰 가곡의 시를 낭송하면 이어 이규도·김신자·박성원·박인수·엄정행·박수길씨등 국내 정상급 성악가들이 나와 가곡을 부르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2부에서 처음 연주될 교향시 『한강』은 올해 장일남씨가 작곡한 14분짜리 국내최초의 교향시다. 한강을 예찬한 김광규씨의 시를 바탕으로 유명한 「스메타나」의 『몰다우』 처럼 한강의 역사와 모습을 한폭의 풍경화처럼 묘사한다.
『백제의 여울되고/고구려의 개울되고/신라의 시냇물 되어/남쪽으로 서쪽으로/이천년을 흘러왔네….』
1, 2부 공연사이에는 출연진 전원과 청중과의 대화의 시간도 마련된다.
역사적으로 볼때 문학 특히 시와 음악은 하나의 장르였다. 이번 연주회는 시를 바탕으로 한우리 가곡이 그동안 음악위주로만 공연되어 시가 가려졌던 상태에서 시와 음악을 동등한 위치에서 재조명해본다는데 뜻이 깊다.
이같은 형식의 음악회는 구미각국에서는 자주 마련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음악평론가 김원균씨는 『음악을 뜻하는 그리스말 「무지케」는 시를 곁들인 음악, 음악을 곁들인 시』라고 두 장르의 합일성을 지적하면서 『음악이 자매예술분야와 어떻게 손을 잡느냐는 점에서 주목되는 무대』 라고 말한다.
시낭송회를 주도해온 시인 박희진씨도 『이번 기획이 시낭송운동의 확산과 음악에 있어서의 시의 중요성이 인식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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