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사실상 조업중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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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근로자들의 농성계속으로 조업중단상태에 있는 현대중공업은 31일 현재 ▲원·부자재공급이 모두 끊어졌고 ▲외국바이어들로부터 이미 계약이 된 신조선수주계약이 취소되는등 더 이상 회사를 운영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며 이날부터 무기한 휴업을 검토했다가 노동부등 관계기관의 권고로 근로자들과 재협상에 들어갔다.
회사측은 지난30일 근로자대표들과 협상을 벌였으나 일부 과격근로자들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자 휴업을 검토했었다.
현대중공업은 근로자 5천여명이 31일 상오8시 회사운동장과 작업장옆 빈터를 점거, 5일째 농성을 계속해 작업이 중단됐다.
현대중공업 근로자들은 이날 상오7시30분부터 출근했으나 작업장으로 들어가지 않고 운동장에 모이기 시작한 후 일부 과격근로자들은 작업장에 있는 근로자들에게 농성에 동조할 것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시위를 벌이기 시작, 상오9시 5천여명이 회사운동장에 다시 집결해 임금25%인상, 인사고과폐지, 기업공개, 유급휴가 3일간 추가실시등 모두 17개 항의요구조건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농성을 계속키로 결의하고 회사에 이를 통보했다.
한편 노동부등 관계기관은 회사측에 현대중공업의 근로자가 2만5천명이고 그 가족까지 합치면 10만명이 되기 때문에 인내를 갖고 31일 다시 근로자들과 협상을 벌여 노사합의로 어려운 문제점들을 풀어나가도록 권고, 현대중공업은 31일 근로자대표 10여명과 함께 근로자들이 요구한 17개항 가운데 급식비개선, 유급휴가제 추가실시등 7개항은 회사에서 들어줄 수 있으나 시간급여 25% 인상등 회사의 재정형편으로 들어주기 어려운 부분들은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개선하겠다는 타협안을 내놓고 다시 협상을 벌이고있다.
또 태광산업도 근로자 1천5백여명이 30일 노사분규를 끝내기로 합의했으나 일부과격근로자들이 이에 반발, 31일 상오8시부터 작업을 방해, 정상조업을 못하고 있다.
대한조선공사부산공장이 30일부터 무기한 휴업에 들어간 가운데 이회사 근로자 5백여명은 31일 「임금인상」「어용노조퇴진」등을 요구하며 7일째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회사측은 근로자들의 요구조건 20개항 가운데 수용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30일 상오 공장정문을 비롯, 12개소에 별도지시가 있을 때까지 휴업한다는 내용의 휴업공고문을 내붙였다.
회사측은 또 공장내 전기·수도공급을 중단하고 그동안 구내식당에서 농성근로자들에게 제공해온 식사의 공급도 중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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