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어느 정도 견딜 수 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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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수마의 제3탄이 수도권 일대를 강타하고 있다. 서울 2백50mm, 인천 3백13mm, (27일 상오6시현재)등의 폭우가 밤새 쏟아겼고 앞으로도 1백∼1백50mm가 더 내릴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저지대를 잔뜩 안고 있는 수도권 지역인 만큼 우려했던대로 침수지역이 곳곳에서 속출할수밖에 없다. 아직 한강 본류에는문제가 없으나 서울을 중심으로한 한강의 지천들이 고질적인 취약성을 드러내면서 순식간에 하천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해버렸다.
이미 침수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탄천·중랑천·성내천·안양천일대의 주거지역이 바로 그러한 예들이다. 쏟아지는 빗물이 한강으로 채 빠져나가기도전에 저지대 쪽에서 잠겨버린 것이다. 도시의 기본인 하수시설이 제대로 되어있지 못한 상황에서 50∼60mm의 집중호우만쏟아져도 늘 되풀이 되어온 일이다. 낮은 땅, 높은 땅을 가릴 것 없이 치수여건을 무시한채 집을 짓고 도시를 팽창시켜온 피할수 없는 결과다.
강우전선이 동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영동지방에도 27일아침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 이렇게되면 한강 본류도 마음을 놓을수가 없다. 아직까지는 상류지역에 큰 비가 내리지 않아 괜찮았으나 이 지역에마저 집중호우가 쏟아질 경우 문제는 심각해진다.
밤새 서울지역에만 비가 내렸는데도 27일 상오6시쫌부터는 한강수위(잠수교 근처 기준)가 1시간에 50cm이상씩 급상승하는 템포를 나타냈다.
다행히 한강유역은 수도권의 중요성을 감안해 어느 강보다 많은 댐들이 가로막고 있다. 북한강쪽에는 소양강, 화천등 대형댐이, 남한강에는 충천댐이 버티고 있다. 총저수량 29억t에달하는 소양강댐의경우 상오9시 현재 저수율 67%로 만수위가 1백98m까지인데 반해 현수위는 1백82.56mm로 수문을 모두 닫고 있어 이쪽은 별문제가 없어보인다.
남한강쪽이 걱정이다 총저수량이 27억5천만t인 충천댐은 저수율 84%를 기록, 이미 방류를 시작했다.
수문6개 모두를 조금씩 열어놓고 있으나 수위가 1백40.12m로 만수위인 1백45m에는 다소 여유가 있으나 상류지역 강우량이 불어날 경우 수문을 더열 수밖에 없다.
어디서 물이 불어나건간에 한강 자체의 홍수사태가 발생하려면 하천 방류량이 초당 3만7천t에 달해야한다는 것이 중앙재해대책본부측의 분석이다.
수위로 보면 위험수위가 10m50cm이고 여기서 제방높이3∼4m를 보탠 수준까지 견딜 수 있다는 것이다.
84년 홍수때는 한강인도교의 수위가 11m3cm까지 올라갔었고 하천 방류량은 2만7천t에달했었다.
상오 11시현재 인도교 수위는 6m77cm를 기록하고 있으나 상류지방의 비로 계속 불어날 전망이다.
한편 충남 이남지역의 비가 그침에 따라 다행히 금강의 수위는 안정세를 찾기 시작했으며 한때 2천t(초당) 까지 방류했던 대청댐도 27일부터 1천t 이하로 방류량을 줄였다.
그러나 호우를 품고 있는 강우전선이 계속 버티고 있어 한강및 금강의 치수문제는 여전히 아슬아슬한 고비를 남겨놓고 있다. 한강의 제방은 2년만의 홍수 이외에는 견딜수 있고 댐까지 감안하면 5백년만의 홍수 이외에는 견딜수 있다는게 정부측의 설명이다. <이봉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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