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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정·환희 아류’ 이미지 벗고 가수 새 출발해요…JTBC 히든싱어 박민규·조현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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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걸 그랬어` 싱글 앨범.

`말할 걸 그랬어` 싱글 앨범.

‘용접공 임창정’과 ‘나이트클럽 환희’가 만났다. 지난 2014년 JTBC의 음악 프로그램인 ‘히든싱어’의 왕중왕전(시즌 1~3 통합)에서 우승, 준우승을 거둔 박민규(31)씨와 조현민(34)씨가  지난달 30일 듀엣으로 싱글 앨범을 냈다. 제목은 ‘말할 걸 그랬어’. 장르는 발라드다. 히든싱어 시즌 2(2013년), 시즌3(2014년)에 첫 출연한 이후 3~4년 만에 대중 앞에 선 이들을 지난 5일 만났다.

이들의 새 노래는 현재 가수로 활동 중인 히든싱어(휘성편) 출연자 박영탁(34)씨가 과거에 불렀던 노래를 경쾌한 톤으로 편곡해 준 것이다. 발랄한 멜로디에 헤어진 연인을 그리워하는 애절한 가사가 특징이다. 조씨의 설명이다. “임창정, 환희의 모창을 따라해서인지 처음 들으면 이들의 옛 노래와 느낌이 비슷해요. 특히 노래 후렴부의 ‘아직 사랑한다고 말할걸 그랬어. 나 기다린다고 말할 걸 그랬어’란 대목에선 임창정의 슬픈 혼잣말(9집), 플라이투더스카이의 미싱 유(4집)가 떠오른다고 하더라고요.”

조씨와 박씨는 지난 2014년 함께 출연한 히든싱어 왕중왕전에서 처음 만났다. ‘발라드곡이 특기’란 공통점이 있어 서로의 목소리를 모니터링 해주며 친해졌다고 한다. 이들은 용접공으로 일하거나(조씨), 나이트클럽에서 열린 노래 경연대회에서 우승한 사실(박씨)이 밝혀져 각각 ‘용접공 임창정’, ‘나이트클럽 환희’로 대중에 알려지게 됐다.

방송 출연 이후에는 이들의 동반 출연을 요청하는 행사에 함께 출연하며 호흡을 맞춰나갔다. 조씨는 “‘관객으로부터 ‘노래 부른 이가 임창정, 혹은 환희인줄 알았는데 실망했다’는 말을 들을 땐 나를 몰라준단 생각에 속상했다"며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내 목소리와 이름을 알리겠다는 생각에 더 적극적으로 행사장을 찾아다녔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가수 데뷔를 위해 두 사람은 2015년 각자 하던 일을 관뒀다. 수입이 불안정할수 밖에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조씨는 최근 혈액암을 투병중이던 아버지를 잃었다. 조씨는 “하루아침에 가족을 부양할 처지가 됐어요. 민규도 평소 앓던 무혈증 괴사병을 치료하느라 히든싱어 우승 상금을 모두 치료비로 써버렸다”고 말했다.

이들이 일어설 수 있던 건 히든싱어와의 인연 덕분이었다. 조씨의 사연을 전해 들은 임창정이 자신이 운영하는 음식 프랜차이즈 ‘소주한잔’의 체인점을 조씨가 사는 대구에 열어줬다. 조씨는 그의 팬으로 만나 결혼한 아내 김진숙(30)씨와 이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또 지난해 환희는 자신의 콘서트에 박씨가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주기도 했다. 조만간 가수로 데뷔할 박씨를 사전 홍보해주기 위해서다. 박씨와 조씨는 “안정적으로 수입이 들어온 덕분에 음반 제작에 집중할 수 있었다. 팬들도 히든싱어 출연 당시에 비해 늘어나 (가수 데뷔에 대한) 자신감도 붙었다”고 했다.

아직 그룹명도 없고 소속사와 정식 계약도 맺지 않은 채 내는 앨범이지만 이들의 목표는 ‘자신의 목소리’로 인정받는 것이다. 3살 형인 조씨가 이처럼 포부를 밝혔다. “‘임창정 아류’, ‘환희 아류’란 꼬리표가 불편하게 느껴질 때가 있지만 요즘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요. 하지만 가수로 성공하기 위해선 결국 자신만의 목소리로 인정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이번 싱글 앨범이 그 발판이 되길 바랍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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