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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개구리」 예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오뉴월 소나기는 말등을 두고 다툰다』, 『제비가 낮게 뜨면 비가 온다』는 속담이 있다.
오랜 경험을 통해 얻은 생활의 귀중한 지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일기와 관련된 속담 속에는 동물이 많이 등장한다. 특히 뱀과 개구리, 제비, 개미등은 날씨나 기후를 예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날씨의 변동을 미리 알고 싶어했던 것은 인류의 공통된 염원이었다. 고대 중국이나 바빌론, 이집트에서도 이런 속담이 크게 발달되었다. 그래서 『기상학』을 쓴 「아리스토텔레슨 의 제자「테오프라스토스」는 당시의 일기속담 2백여종을 모아 책으로 냈는데, 그 내용이 우리의 속담과 비슷하다.
이런 에피소드가 있다. 몇 년전 일본기상칭은 『올겨울에는 눈이 예년보다 많이 내리겠다』고 장기예보를 했다. 그랬더니 한 중학교 교사가 신문독자투고란에 이를 부인하는 글을 실었다. 내용인즉 『개구리가 동면하는 땅 속의 깊이가 예년보다 깊은걸 보면 이번 겨울은 춥고, 눈은 적게내린다』는 것이다. 결국 그해 겨울엔 눈이 적게 내렸고, 신문에는 『앞으로 눈 예보는 개구리에 물어보라』는 만화까지 실려 기상청의 오보를 비아냥거렸다.
설마했던 태풍 셀마의 피해가 의외로 엄청나다. 그때문에 중앙기상대의 태풍예보를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기상대는 이 태풍이 대마도를 거쳐 동해로 빠지기 때문에 내륙지방엔 간접 영향밖에 주지 않는다고 예보했었다.
그러나 실제로 셀마는 남해안을 강타하고 중부, 영동지방에 큰피해를 주었다.
문제는 설사 조그만 태풍이라도 미리 대비하는 자세가 있었더라면 이처럼 큰 피해는 보지않았을 것이다.
64년 소련은 극심한 가뭄으로 큰 흉년이 들었다. 그해에는 태양의 흑점이 유난이 컸다. 이런 기상변화를 몰랐던 「흐루시초프」는 농업정책에 실패했고 결국 그해가을 권좌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따지고 보면 일기예보의 적중률은 선진국에서도 85%정도가 고작이다.
그나마 5일 정도의 단기예보이고, 장기예보는 장님 코끼리더듬는 식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죽하면 기상대 예보를 「청개구리」처럼 거꾸로 믿으라고 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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