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등 6천만평 경제자유구역 지정] 동북아 '황금의 3각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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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5일 오전 바다 매립공사 중인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 송도신도시. 전체 7개 공구 가운데 지난해 매립공사가 끝난 2공구에는 아파트 신축 공사가 한창이다. 이곳은 2005년 초고층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매립공사가 진행 중인 1, 3공구는 2013년까지 60층짜리 국제컨벤션센터와 특급호텔.쇼핑몰 등으로, 내년에 매립공사가 시작되는 5, 7공구는 정보통신 등 최첨단 산업단지 등으로 꾸며진다. 또 인천 서북부 지역에 위치한 청라지구는 국제 금융단지와 레저.화훼단지로,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지구는 항공.물류.관광.레저 단지로 개발된다.

재정경제부가 국내 최초로 이 세개 지역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한 5일 인천 시민들은 "낙후한 인천뿐 아니라 우리나라가 동북아 중심지로 도약할 계기"라며 크게 반겼다.

안상수(安相洙)인천시장은 "수도권 관문 항구도시이자 최적의 중국.북한 연결 루트인 이들 지역이 동북아 경제.금융의 중심지로 부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민주노총과 인천환경운동연합 등 일부 시민단체는 "환경파괴와 노동기본권 침해, 교육.의료의 공공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며 경제자유구역 지정 철회를 촉구했다.

인천 경제자유구역 개발 규모와 방향.문제점 등을 살펴본다.

2020년까지 14조원 투입

◆규모=송도지구는 1천6백11만평, 청라지구는 5백41만평, 영종지구는 4천1백84만평 규모다. 송도지구는 현재 5백35만평이 매립돼 있으며 앞으로 1천여만평을 더 매립하게 된다.

영종지구는 인천국제공항을 포함한 영종.용유도 일대며, 청라지구는 인천시 서구 원창동과 경서동 일대로 옛 동아매립지다.

◆개발 방향=인천시는 2020년까지 14조7천6백여억원을 들여 이들 지구에 국제 경쟁력을 갖춘 최첨단 산업 및 업무.물류.주거단지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송도지구에는 국제업무단지(1백67만평).지식정보산업단지(80만평).테크노파크(6만평).첨단 바이오단지(10만평).송도 신항 및 배후단지(78만평) 등이 들어선다.

영종지구에는 항공.물류기지에 걸맞은 국제업무단지(39만평).첨단산업 및 물류단지(70만평).관세자유지역(60만평) 등을, 청라지구에는국제업무단지(29만평).화훼단지(57만평).자동차경주장(30만평).테마파크(34만평) 등을 조성한다.

인천시는 3개 지구 개발을 총괄하며,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영종지구, 한국토지공사와 농업기반공사는 청라지구 개발에 참여할 예정이다.

"생산유발 효과 869조"

◆개발 효과=인천시는 이 세개 지구를 올해부터 2008년까지 1단계 개발하며, 2단계 개발기간은 2020년까지로 잡고 있다. 인천발전연구원은 2단계 개발이 끝나면 외국인과 기업의 직접 투자는 모두 2백40조원(송도 1백37조원, 영종 71조원, 청라 32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생산 유발 효과는 8백69조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3백65조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문제점=송도지구의 골칫거리는 인근 미사일기지 이전 문제다. 인천시는 기지를 영종도 금산 일대로 옮기기로 국방부와 합의했으나 영종도 주민들은 "송도와 마찬가지로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영종도로 미사일기지를 옮기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미사일 기지 이전 난항

또 인천환경운동연합은 송도신도시 5, 7공구(1백98만평) 추가 매립 계획과 관련해 "인천 연안 생태계가 완전히 파괴될 것"이라며 추가 매립 중단 투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는 노동기본권 침해가 우려된다며 경제자유구역 지정 철회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영종도는 현재의 토지개발 방식으로는 외국인 투자 유치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는 지난해 영종도 개발대상 지역 중 5백70여만평을 30만평 단위로 나눈 뒤 해당지역 지주들끼리 조합을 구성해 도시기본계획에 맞는 시설을 건립하도록 했다.

하지만 지주들의 힘만으로는 외국인 투자 유치가 힘들어 항공.물류.유통단지 등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시가 지주들의 토지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청라지구는 율도위생처리장.청라쓰레기소각장.서인천화력발전소.경인주물공단 등 주변의 혐오시설이 문제다.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는 "청라지구는 수도권의 대표적인 혐오시설 밀집지역"이라며 "이런 지역에 국제금융도시 개발을 핑계로 아파트나 잔뜩 지어 분양하려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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