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대 경찰관은 파마머리 안돼"…인권침해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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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페이스북 캡처]

[사진 페이스북 캡처]

인천의 한 경찰서에서 일선 경찰관들의 두발·수염 상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라는 공문을 배포해 논란이 되고 있다.

2일 일선 경찰관 등에 따르면 인천 서부경찰서는 지난달 29일 소속 지구대와 파출소 등 7곳에 '지역경찰 용모·복장 등 단정 재강조 지시'라는 공문을 보냈다.

여기엔 '제복과 어울리지 않는 두발상태(파마머리 등)로 인한 용모 불량', '규정된 복장 미비로 인한 제복 경찰관의 권위 및 신뢰성 저하' 등을 지적하며 "규정된 경찰 복제 착용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고 적었다.

또 '뒷·옆머리 등이 덥수룩하게 보이지 않도록 단정한 두발상태 유지'와 '상·하의 다림질 및 단화 손질 등 깨끗한 제복 상태 유지' 등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각 지구대, 파출소장은 경찰관들의 두발과 수염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용모복장을 단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경찰관들은 인권침해라며 반발했다. 한 경찰관이 소셜네트워크(SNS) 페이스북 '경찰인권센터' 계정에 올린 글에는 230여명이 '싫어요' 등을 눌렀다. 70여 건의 반발 댓글도 올라왔다. 한 경찰관은 "요즘은 고등학교에서도 두발 단속을 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서부경찰서 관계자는 "지구대 등은 일선 시민들을 직접 대면하는 부서인 만큼 용모를 단정하게 하라는 차원에서 보낸 공문이지 강제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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