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광저우 도착" 홍콩 TV 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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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극비 방문 중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12일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에 도착했다고 홍콩 TV-B가 보도했다. TV-B는 "김 위원장이 이날 오후 4시쯤 주장(珠江)강 강변도로를 통해 수행원들과 함께 바이톈어(白天鵝) 호텔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5성급인 이 호텔은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과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등 외국 정상들이 묵었던 곳이다. 광저우 주재 북한 무역대표부와 300m 거리에 있다.

중국 공안(경찰)당국은 김 위원장이 도착하기 두 시간 전부터 호텔 주변에 삼엄한 경계를 펼쳤다. 호텔 안팎엔 정.사복 경찰 100여 명을 배치해 주변도로를 통제했다. 또 기존 투숙객들에게는 비표를 발급해 출입할 때마다 신분을 확인하는 등 보안검사를 했다. 이 호텔의 한 직원은 "12일부터 닷새 동안은 신규 예약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호텔 내 음식점과 커피숍에도 일반인 출입이 금지됐다.

한편 베이징(北京)의 한 정통한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상하이(上海)와 함께 중국 경제의 양대 축인 광저우를 중심으로 광둥성 일대 경제특구들을 시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광저우 방문을 이미 마치고 12일 늦게 주장강 하류에 자리한 주하이(珠海) 경제특구로 떠났다고 전했다. 주하이는 마카오 특별행정구와 이웃한 곳으로 1980년 경제특구로 지정돼 고속성장을 거듭 중인 곳이다. 이 소식통은 이 같은 김 위원장의 행보를 볼 때 주하이에 이어 또 다른 경제특구인 선전(深?)을 방문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이번 방중을 통해 북한의 경제개혁과 대외개방을 가다듬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광저우.베이징=최형규.유광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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