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킬된 동물도 다시 보자…포천 고양이 AI 감염 이후 관련 문의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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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포천시 축산방역팀은 요즘 수십 건씩 밀려드는 문의 전화로 정신이 없다. 대부분 "고양이가 아픈데 조류인플루엔자(AI)인지 의심스럽다"는 내용이다. 지난달 31일 영북면의 한 가정집에서 폐사한 채 발견된 고양이 2마리가 H5N6형 고병원성 AI에 걸린 것으로 확인되면서부터다.

포천시 관계자는 "기침 등 AI 증세가 없는데도 '혹시 AI가 원인이 아니냐?'며 연락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럴 경우 개인 위생에 신경을 쓰고 인근 동물병원에 방문할 것을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드킬 관련 신고도 하루 평균 2~3건씩 들어온다. "혹시 AI로 폐사한 고양이가 로드킬 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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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시는 최근 로드킬 된 고양이 사체 2건의 시료를 채취해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검사를 의뢰했다. 이중 1건은 두개골 손상으로 인한 단순 로드킬로 확인됐다고 한다.

포천시 관계자는 "로드킬 된 고양이 사체는 군내면과 가산면에서 채취된 것으로 고양이 AI 확진 판정을 받은 영북면과 멀리 떨어진 지역이지만 주민들의 민원이 계속돼 검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고양이 AI 감염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인체 감염 우려가 낮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질병관리본부는 대국민 예방 수칙 홍보에 나서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나섰다.

2일 검역본부에 따르면 AI 확진 판정을 받은 고양이는 모두 2마리다. 가정집에서 키우던 수컷 고양이가 암컷 길고양이와 교미해 6마리의 새끼를 낳았다. 이중 지난달 25일과 26일 집고양이와 새끼 한 마리가 폐사했다. 다른 새끼 고양이 한 마리는 지난달 25일 이전에 폐사해 집 주인이 매장했다고 한다.

신고가 접수된 이후 암컷 길고양이와 새끼 1마리가 추가로 폐사했고 새끼 3마리는 경기도북부동물위생시험소에 격리된 상태다.

검역당국은 이 가정집 일대를 소독 등 방역 조치하고 새끼 고양이가 매장된 장소 주변도 방역조치했다.

고양이와 접촉한 이들 중 이상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는 예방차원에서 고양이 주인과 포획 작업에 동원된 공무원 등 12명에게 계절 인플루엔자 백신접종 및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를 복용하도록 했다.

경기도는 고양이 AI 발병 가정집 인근의 길고양이를 포획해 검사하고 있다. 현재 1마리를 포획한 상태로 추가로 포획에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만약을 대비해 감염 여부를 검사하기 위한 포획이지 살처분이 목적이 아니다"라며 "각 지자체로 관련 문의가 잇따르고 있는 만큼 안전 관리 수칙이나 예방 방법 등 AI관련 홍보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포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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