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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2월 한국행 전세기 불허…춘절 유커맞이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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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중국 민항국이 내년 1~2월 한국으로 가는 부정기편 전세기 운항을 30일 전격 불허했다. 전세기는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주로 이용하고 있어 춘절(春節)을 앞둔 한국 관광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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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베이징 여행업계 관계자는 “1~2월 한국 3개 항공사가 신청한 8개 노선의 부정기 전세기 운항이 불허됐다”며 “3~4월 운항은 두고 보자는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전세기 불허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불투명한 상황인 것이다. 한국 관광 리스크가 자꾸 발생하면 여행사들이 한국 상품 취급을 꺼릴 수도 있다. 함께 신청한 정기편 증편도 반려됐다. 이는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에 항의해 내려진 유커 20% 감축 지침의 구체적인 조치로 해석됐다.

한국 항공사가 신청한 운항 막아
중국은 불허 이유 안 밝혔지만
사드에 불만…본격 압박 나선 듯
주중 대사관 “전세기 불허는 처음”

주중 한국대사관은 전세기 운항 불허 방침에 대해 민항국에 사실 확인을 하고 대책을 강구 중이다.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과거 전세기를 신청했는데 거절당한 적이 없다”며 “다분히 고의성이 짙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세기 운항은 통상 매달 20일께 해당 항공사가 중국 민항국에 신청해 다음달 노선 허가를 받고 있는데 다음달 운항에 임박해 전면 불허 통지가 떨어졌다. 전세기 운항 불허로 당장 한국행 관광객을 모집한 중국 여행사들은 대체 항공편을 찾거나 그렇지 못할 경우 고객들에게 위약금을 물어줘야 하는 상황이 됐다.

특히 전세기를 제공하는 한국 항공사나 중국 내 유통·관광업계는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 성수기를 앞두고 유커 일부를 한국에 보내지 못하는 전례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다음달 전세기 운항을 신청했다가 불허된 노선은 제주항공이 장쑤(江蘇)성~인천 2개 노선, 산둥(山東)~인천 1개 노선, 네이멍구(內蒙古)~인천 2개 노선, 광둥(廣東)~인천 1개 노선 등 모두 6개 노선으로 가장 많았다. 그밖에 아시아나항공이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인천 1개 노선, 진에어가 구이린(桂林)~제주 1개 노선 등 총 3개사 8개 노선이 불허 통보를 받았다.

중국 민항국은 전세기 운항 불허 사유에 대해 명확히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일부 중국 여행업체들 사이에선 한국에서 확산되고 있는 조류인플루엔자(AI) 때문이라는 얘기가 올라오고 있으나 이런 사유는 통상 명시적으로 불허 사유로 거론된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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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전세기 이용객 비중은 전체 유커의 3% 수준으로 이번 조치의 실질적 타격은 적다”면서도 “성수기를 앞둔 본격적인 압박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외교부도 “관련 부처와 주중 대사관을 통해 구체적인 사항을 파악 중이며 동향을 예의 주시해 대응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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