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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화는 세계적인 봉사 트렌드” 카일리 베이츠 세계자원봉사협회 회장

중앙일보

입력

“과거엔 봉사자가 몇 명이고, 기부금이 얼마인지와 같은 수치를 중요하게 여겼죠. 하지만 세계적으로 자원봉사에 대한 관점이 달라지고 있어요. 자원봉사가 실제로 한 사람과 사회에 끼친 영향력, 그리고 그 결과에 주목하고 있답니다.” 최근 만난 카일리 베이츠(46) 세계자원봉사협회(IAVE) 회장의 얘기다. 그는 사회복지법인 각당복지재단의 창립 3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차 방한했다.

‘기술화’도 베이츠 회장이 꼽은 자원봉사의 세계적인 트렌드다. 그는 “온라인을 통한 봉사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SNS나 e메일을 활용해 번역이나 서류 작성 등을 돕고, 봉사자들을 모집한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자원봉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직원들에게 ‘좋은시민’이 되도록 봉사활동을 장려하는 것도 새로운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1970년 설립된 IAVE는 세계 70여 개국의 자원봉사단체와 자원봉사자들을 회원으로 보유하고 있다. 한국에선 한국자원봉사협의회, 각당복지재단 등이 회원이다. IAVE는 세계의 자원봉사 리더들이 한 자리에 모여 봉사 사례와 정보를 나누는 대회 등을 개최한다.

호주 출신인 베이츠 회장은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10년간 호주 정부기관의 사회봉사 부서에서 공무원으로 일했다. “틈틈이 이민자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했었는데, 아예 봉사를 직업으로 삼아도 의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는 2001년부터 호주자원봉사협의회에서 일하면서 IAVE의 회원으로 인연을 맺었고, IAVE 아태지역 대표(2008~2011년) 등을 거쳐 2014년 세계회장에 취임했다.

그는 봉사자를 대상으로 한 체계적인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취약계층인 이웃을 돕다가 의도하지 않게 상처를 줄 수도 있고, 재난 지역에서 일손을 거들다가 봉사자가 사고를 당할 수도 있지요. 하지만 적절한 교육을 받은 뒤에 봉사를 한다면 최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요.” 봉사자에게 적절한 동기부여도 중요하다.

그는 “요즘 젊은이들은 봉사를 단지 선의에서가 아니라,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개발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면서 “봉사자들이 가치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자존감도 높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16~2018년 ‘한국자원봉사의해’를 맞아 “자원봉사의 연령층과 범위를 확장하는 기회로 삼고, 정부·단체·기업 등이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지원과 소통을 활발히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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