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사축'으로 일해봤자 '월급로그아웃'…신조어로 본 직장인의 애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축’으로 일해봤자 ’월급로그아웃’된다. 21일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사람인이 꼽은 올해의 신조어를 조합해 만들어본 문장이다. 사축은 회사의 가축처럼 혹사당한다는 의미고, 월급로그아웃은 월급이 들어오자마자 카드값과 세금으로 빠져나간다는 뜻이다.

신조어는 재치있는 표현이 대부분이지만 단순히 재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재미 속에는 세태와 사회상이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사축과 월급로그아웃이란 말에는 직장인들이 느끼는 고단하고 팍팍한 삶의 무게가 꾹꾹 눌러 담겨있다.

공감 신조어를 추리기 위해 잡코리아는 직장인 1051명을 상대로 설문을 진행했다. 이중 28.9%가 월급로그아웃을 "올해 직장생활을 가장 잘 반영한 신조어"로 꼽았다. 2위는 시집살이에 빗대어 상사, 선배의 등쌀에 시달리는 고충을 뜻하는 직장살이(22%)가 올랐다. 3위는 조기퇴직을 한 후 다시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세대를 일컫는 반퇴세대(20.8%)가 차지했다.

사람인은 "올해 직장인의 공감을 샀던 신조어"를 정리해봤다. 그 결과 사축과 ’프로야근러’’워라밸’ 등이 꼽혔다. 모두 지나친 업무강도에 대한 자조섞인 표현이다. 프로야근러는 야근을 밥먹듯 하는 상황을 뜻하는 말이다. 워라밸은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의 준말로 일과 삶의 질의 균형을 뜻한다. 워라밸이 좋은 직장이 직장인들이 꿈꾸는 곳이라는 소망이 깃든 표현이다.

업무 자체보다는 사람에 시달리는 것이 더 힘들다는 의미로 공감을 산 말도 있다. ’또라이 질량보존의 법칙’과 ’회의주의자’가 대표적. 또라이 질량보존의 법칙은 어딜가나 이상하고 골치아픈 상사는 꼭 있기 마련이라는 의미다. 회의주의자는 절대적 진리를 부정하는 사람을 일컫는 철학적 의미가 아니다. 시도 때도 없이 "회의하자"고 하는 상사를 일컫는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