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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물 먹고 집단피부병|소래읍 매화리 예림빌라 1,000여 주민 발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수도권 변두리 연립주택 단지인 시흥군 소래읍 매화리 예림빌라 1백83가구 주민 1천여명이 심한 식수난에 악성피부염과 설사병등에 시달리고 있다.
또 이 동네 집집마다 화초가 시들어 말라죽고 금붕어·십자매등이 죽어 가고 있으나 3개월이 넘도록 발병원인 조차 밝히지 못한 채 속수무책이다.
이 같은 집단발병은 이 동네가 신흥 개발지로 상수도가 들어오지 않아 지난3월초 건설회사에서 판 지하60m 공동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면서 나타났으며 이 지하수에는 허용치의 5배에 가까운 비소가 들어 있는 것으로 전문기관의 수질검사에서 드러나『식수로 사용할 수없다』는 판정이 내렸다.
주민들은 공동지하식수 사용 이후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하자 지난3월말 이후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소와 한국과학기술원등에 모두 3차례에 걸쳐 지하수의 수질검사를 의뢰, 음료수 속에 허용치의 5배에 가까운 0·25PPM의 비소가 들어 있는 사실을 확인, 지금까지 나타난 질환이 비소중독증세라고 주장하면서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식수의 비소허용치는 0·05PPM으로, 이를 넘을 경우 구토·설사·탈수와 구내염·간경변·피부질환을 일으키고 체내에 흡수되면 배설되지 않아 수은처럼 축적돼 목숨을 잃기까지 한다.
지난달 31일 현장을 답사한 한국공해문제연구소 최열소장은 『주민들이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지하식수에 부근 폐철광의 잔류비소가 흘러 들어와 생긴 비소중독증 가능성이 추정된다』며, 『주민의 머리카락과 손톱등을 수거, 체내 축적정도를 정밀검사 하겠다』고 밝혔다.
◇실태=지난해 11월초부터 이곳 다세대주택에 입주를 시작한 주민들은 처음 근처 우물물을 식수로 사용해 오다 지난3월초 주택단지 뒤 논 가운데 지하60m에서 지하수를 퍼올려 식수·목욕물로 사용하자 집단 피부병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식수원주변은 공장이 없이 논밭에 둘러싸여 있으나 지하수원으로부터 각각 3백m와 1km쯤 떨어진 곳에 광복직전 폐광된 철광산이 2곳 있다.
◇증상=가려움증과 발진, 그리고 설사병등 주민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증세.
특히 어린이들이 심해 이정헌군(5·13동201호)의 경우 피부가 진무르고 발가락사이 피부가 벗겨졌다.
또 이대근군(7·8동201호)은 비소중독시 독특하게 나타나는 구내염증까지 생겼으며 박중식씨(56·2동302호)는 발진으로 피부가 검게 변하는등 현재 주민50여명이 서울등에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주민들은 「음료불가」라는 수질검사통보 이후 플래스틱용기등을 이용, 서울등지에서 물을 길어 식수로 사용하고 있지만 목욕물 등은 아직 껏 지하수를 이용해 피부병증세는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 의견=한국공해문제연구소 최열소장은 『발진·구토·설사등과 피부의 각질화·흑갈색화 현상으로 미루어 비소중독 초기증세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소장은 또 『비소는 주로 유비철광(유비철광·비소가 함유된 황철광·황동광등)에서 산출되는 만큼 마을근처 폐광에서 나온 비소성분이 지하수맥으로 흘러 들어 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매화리=최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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