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제35회 중앙시조대상] 중앙신인문학상 시조부문 심사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김태경과 이가은의 작품이 마지막까지 남았다. 먼저 김태경은 추구의지에 비해 대상과의 거리감을 둔 것이나 다른 작품의 미흡한 점이 지적되었다.

시선은 이가은의 작품으로 쏠렸다. 우선 발랄한 상상력에서 출발하여 이미지 중심의 의미결속력이 돋보였다.

새로운 화법을 소개하는 그의 미래에 주목하였다. 당선작 ‘구두도 구두를’에서 ‘구두’는 몸 혹은 삶에 대한 환유이자 상징이다. “벗어놓고 간 구두”에서 “오목한 마음”과 “상처”를 찾아내는 인식력은 비유를 한 차원 더 심화시킨다. 전환부인 “다른 길 걸어와도 아픈 건 같았구나”에서 타자연관성을 확보하면서 생의 아포리즘을 결속해낸다. 셋째수의 돌연한 전복적 지점인 “구두도 구두를 벗어보고 싶었을까”는 자명한 것에 대한 탈은폐 작업이며, 삶의 무게에 침식당하지 않는 건강한 사유를 뒷받침한다. 신인상 당선을 축하드리며 변함없이 자기세계를 개척해 나가길 바란다.

◆심사위원=박권숙·박명숙·염창권·이달균(대표집필 염창권)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