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소문 이제는 안나겠지" 최근 신번정리…측근들 감잡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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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2년 3개월여 총리로 재임하다가 26일 퇴임하게된 노신영국무총리는 이날상오 청와대를 다녀온 직후 기자들을 집무실로 불러 간담회를 자청하고는 웃음 떤 얼굴로 『여러분들에게 오랫동안 신세를 많이 지고 떠나게 됐다』 고 퇴임인사를 했다.
노총리는 『이제 아파트에 나가 있게되면 그동안 정치를 한다고 엉End하게 나돌았던 소문은 나지 않겠지』 라며 『후임 이한기총리를 잘 도와주기 바란다』 고 당부.
노총리는 이어 상오 11시7분 비서실과 행정조정실 직원들을 대접견실로 불러 약 15분간 퇴임인사를 한뒤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었다.
노총리는 인사에서 『범양사건과 상상도 할 수 없는 박군사건등으로 국민들이 정부를 믿어도 되나하는 공신력에 대한 의문과 정부의 도덕성에 대한 회의가 제기됐다』 고 말하고 『총리실이 박군사건을 알았건 몰랐건간에 공신력과 도덕성에 대한 의문을 불식시키지 않고는 대통령의 통치권 행사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돼 총리가 물러나야된 다는 판단으로 내가 물러나게 됐다』고 엄숙한 분위기속에서 퇴임의 변.
노총리는 『전임자가 집안을 깨꿋하게 청소하고 나가야 후임자가 공신력과 도덕성의 기반위에서 대통령을 잘 보필할 수 있다』 고 말하고 『떠나가면서 다시한번 부탁하고싶은 것은 아무리 짜증나는 일이 있더라도 올림픽을 잘치러달라는 것 뿐』 이라고 인사
를 마쳤다.
노총리는 이날 평소보다 조금늦은 새벽5시30분쭘 일어나 비를 맞으면서 그동안 자신이 정성스레 가꿔온 정원의 꽃들을 돌보고 공관직원들에게도 『꽃들이 잘 자라게 보살펴달라』 고 마지막 지시를 내렸다는 것.
노총리는 그러나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국무회의 직전까지도 분명히 얘기하지 않은 채 묵묵부답이었는데 다만 측근들은 노총리가 최근들어 신변정리를 하는 움직임을 보여 감은 잡고있었다는 얘기다.
노총리는 약 한달전부터 그동안 외무부강관·안기부장·총리로 있으면서 비워두었던 동부이촌동에있는 자신의 아파트를 수리해왔다.
또 노총리는 지난 토요일이후부터 집무실에 있는 시간보다 공관에 있는 시간이더 많았는데 공관에서 주로 자신이 키우던 꽃들을 살피고 공관에 있는 야생 다람쥐들에까지 세심한 신경을 쏟았다는 후문.
노총리는 범양사건이후 자신의 거취문제에 나름대로 마음을 굳힌듯 평소와는 조금다른 행동을 보였는데 특히 삼청동공관에 있는 직원들과 근처 교통순경등 7O여명을 공관으로 초치, 오찬을 베푼바있고 총리실의 과강급이상 직원들을 부부동반으로 초치, 오찬을 베풀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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