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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선까지 알고 있었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박종철군 고문치사사건의범인 축소조작극을 상부 어느선까지 알고있었느냐에 온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있는 가운데 검찰은 22일밤 고위간부들이 심야구수회의를 열고 수사담당검사들이 철야하는등 폭풍전야의 긴장감속에 숨가쁜 움직임을 보였다.
이와관련, 신문사에는 『배후와 진상이 철저히 가려져야한다』는 시민들의 전화가 밤새 끊이지 않았다.
○…「늑장수사」「은폐·조작의 공범」이란 비난속에 조작극 진상규명에 나선 한 검찰간부는 『사제단의 성명에 검찰이 뒤통수를 맞아 만신창이가 됐다』면서도 『경찰간부의 개입, 또는 묵인여부가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
이간부는 사제단 성명부분에 밑줄을 그어가며 『사제단 성명내용의 줄거리가 틀리지않으므로 「명단 공직자」는 모두 소환조사해야할것』이라고 밝혀 전직 경찰 고위간부에 대한 수사확대를 암시.
그는 또 『이번에야말로 공정·신속한 수사로 검찰의 실추된 공신력을 회복해야 할것』이라고 비장한 표정.
○…서동권검찰총장은 22일하오 6시30분쯤 퇴청했다가 하오8시20분쯤 청사로 돌아와 심야 고위간부회의를 소집.
서총장에 앞서 하오8시5분쯤 한영석 대검중수부장이 나왔고 이어 정구영서울지검장, 김도언대검형사2부장등이 도착했으며 정해창대검차장은 서총장과 동시에 8시20분쫌 도착.
이들은 30여분간 총장실에서 구수회의를 열었는데 사안의 중대성때문인지 한결같이 굳은 표정으로 회의 내용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을 회피.
그러나 이 회의에서는 사건조작관련 상급자들에 대한 소환범위와 신변처리 문제가 집중검토 됐다는것.
한 관계자는 『국민이 충분히 납득할수 있는선에서 처리될것』이라고 말해 관련자인책및 형사처벌범위가 결코 적지않을것임을 암시.
○…치안본부는 박군고문치사범인조작사건이 터진뒤 사실상 정상업무기능이 마비된 상태.
이영창본부장이하 간부들은 사건후 대부분 사무실에서 철야해가며 수시로 구수회의를 갖고 사태진행에 따른 대책을 논의하고 있으나 사건은 이미 경찰의 손을 떠난 상태여서 추이를 지켜보는 이상의 뾰족한 수가 없는 형편.
○…정구영서울지검장은 23일상오8시50분쯤 출근, 곧바로 총장실에 올라가 의정부교도소에서의 철야수사내용을 보고하고 앞으로의 수사방향에 대해 숙의.
정지검장은 수사진전상황에 대해 『검사들이 구속 경찰관들에 대해 철저한 신문을 하고있으므로 충분히 사실이 밝혀질것』이라며 이미 모든 윤곽이 드러나있는 상태임을 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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