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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저호황 퇴조하는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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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여름 비수요기를 앞두고 수그러들것으로 본 국제원유값이 예상과는 달리 꺾일줄 모르고 오름세를 거듭, 배럴당 20달러에 육박했다. 조만간 20달러선을 돌파할 기세다.
더구나 미군함이 페르시아만에서 이라크측 미사일에 공격받은 사건이 발생, 국제유가에 충격을 주고있다.
요즈음 뉴욕에서 거래되는 미국산기준유인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의 6월인도분이 배럴당 65센트가 오른 19.80달러이고, 영국 북해산브렌트유도 18.90달러를 기록, 86년1월 이후 최고시세를 보이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오는 6월2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각료회의에서 배럴당 18달러로 되어있는 현기준유가를 20달러로 인상할것을 강력히 시사, 국제유가가 강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최근 IEA(국제에너지기구)등 국제전문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OPEC회원국들의 감산합의와 공시가의 준수 ▲이란·이라크의 지속적인 전쟁으로 인한 중동정세의 불안 ▲세계최대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스윙 프러듀서」(생산조정국)역할의 확고한 의지천명 ▲OECD국가들의 석유재고 격감 ▲신홍공업국들의 경제성장에 따른 소비증대등이 국제유가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86년1월 배럴당 26∼27달러였던 국제원유가는 OPEC국과 비OPEC국간의 시장점유확대를 노린 경쟁적인 증산과 가격경쟁으로 6, 7월에는 8달러선까지 곤두박질하는 폭락사태를 빚었었다.
이에 당황한 OPEC는 8월과 12월의 총회에서 감산을 통한 유가인상정책으로 전략을 바꾸는한편 산유량을 일산2천50만배럴에서 1천5백80만배럴로 4백70만배럴을 대폭 감소하고 지난2월부터 배럴당 18달러의 고정유가제를 확정했던것.
세계최대 석유소비국인 미국을 비롯한 OECD(서방선진국)국가들은 OPEC의 단합이 예전처럼 오래가지 않아 붕괴될 것이며 여름철을 앞두고 수요가 줄어들면 유가가 하락 하리라는 기대로 그동안 관망해왔다.
그러나 그러한 OECD국가들의 기대는 빗나갔다.
올 1·4분기중 OPEC원유에 대한 수요는 하루 1천8백60만배럴이었는데 반해 OPEC의 산유량은 하루1천5백60만∼1천5백80만배럴에 그침으로써 그것이 단적으로 증명됐다.
OECD국가들의 석유비축량은 작년말 4천8백45억배럴에서 3월말에는 4천4백45억배럴로 4백억배럴이 줄어들었고 민간회사들의 원유비축량도 2백1억배럴에서 76억배럴로 감소, 오는6월부터는 원유구매증가가 불가피해짐에 따라 국제유가는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이같은 전망에도 불구, 국제유가는 2·4분기중 배럴당 18달러선을 유지할것이며 연말께는 20달러에 육박할 것이라는 것이 국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IEA의 예측에 따르면 세계석유소비량은 국제경제의 성장둔화 추세에 따라 올해는 1.7%증가에 그칠전망인 반면 OPEC국가들을 비롯한 산유국들은 국가재정수입을 늘리기 위해서는 증산이 불가피하다는 분석.
이회성에너지경제연구원장도 『국제석유시장의 여건을 볼때 당분간 원유가가 오를것은 틀림없지만 오일쇼크와같은 폭등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중동사태 돌발이 가장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태곤동자부석유국장은 『올해 국내원유도입단가는 국제유가의 상승에따라 다소 오르고있으나 정부의 경제운용에는 별로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있다.
정부는 올해 원유도입평균단가를 배럴당17달러로 보고 총2억9백만배럴에 도입비용을 36억달러정도를 계상해놓고 있으나 이미 지난3월에 16.83달러에 달해 하반기부터는 다소 원유도입비가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올해 정부는 원유도입단가가 배럴당 24달러까지 올라도 국내석유값은 올리지않기로 했다.
즉 도입단가가 배럴당 18.50달러가 될때까지는 석유기금징수액축소로, 22달러까지는 관세율조정으로, 24달러까지는 이미 조성되어있는 석유기금활용으로 자체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그렇더라도 유가의 돌변성을 고려할때 경제체질과 구조를 에너지절약형으로 바꿔나가는 장기적인 대책과 노력이 시급한 실정이다. <임병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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