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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정치권 변수 돌출…면세점 선정 ‘불투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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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 작업이 예정대로 될지 불투명해졌다. 야권이 선정작업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면서다.

야권, 선정 중단 요구…관세청 “안돼”
입찰에 참여한 업체 “혼란스럽다”
“준비에 최선” 롯데 2조 투자 밝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야 3당 및 무소속 국회의원 61명은 13일 발표한 성명에서 “면세사업자 선정은 정경유착의 대표적 사례”라며 “의혹이 다 해소될 때까지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관세청은 정치적 의혹에 의해 자의적으로 연기하거나 취소할 수 없다”고 밝혔지만 예정대로 일정이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입찰에 참여한 업체 관계자는 “혼란스럽다. 하지만 관세청이 최종 결정을 내릴 때까지는 준비에 최선을 다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롯데 등이 대규모 투자계획을 내놓은 것도 막판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면세점은 이날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강남권 관광인프라 구축, 중소 협력업체 지원 등에 2021년까지 2조3000억원을 투자해 잠실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을 관광과 문화, 상생의 3대 메카로 만들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방한 외국인의 17%인 1700만 여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직접 유치하고 연관산업 포함, 3만4000여 명의 직간접 고용창출 및 7조원의 경제적 부가가치 효과도 이끌어 내겠다고 밝혔다. 투자 금액 중 1500억원은 사회공헌 예산으로 별도 편성해 취약계층 자립센터지원 등 사회복지 사업을 후원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롯데면세점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국내 최대 규모인 1만7334㎡(5253평)의 면세점 공간을 마련했다. 여기에 세계 최대의 스크린 길이(가로 34m, 세로 13.8m)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멀티플렉스 영화관, 국내 최장 길이의 수중터널(85m) 및 아쿠아리움, 1500억원을 투자해 건설한 클래식 콘서트홀 등 관광문화시설을 접목해 국제적인 관광명소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1992년부터 24년간 영업을 이어오다 지난해 11월 사업권을 빼앗긴 SK네트웍스 역시 1000억원을 들여 기존 워커힐 호텔 내 면세점 영업공간을 확장했다. 여기에 ‘워커힐 스파 리조트’ 건설에 6000억원을 투자해 ‘한국판 마리나 베이샌즈’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신세계디에프도 두 번째 시내면세점 입지 후보인 서울 반포로 센트럴시티를 문화·예술·관광 허브로 키우기 위해 5년간 35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영업장으로 예정한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되면 수익을 내는 여부와 상관없이 사회공헌 기금으로 500억원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기업 입장에선 그나마 성장 여력이 남아있는 면세 사업이 과감한 투자의 명분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부혁 기자 yoo.boo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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