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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본회의장…두손 모은 이정현·입술 깨문 최경환·무거운 표정의 추미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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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 중인 국회. 오종택 기자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 중인 국회. 오종택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 중인 국회 본회의장은 찬물을 끼얹은듯 조용한 분위기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3시2분 개의를 선언한 뒤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이 3시4분부터 16분간 탄핵소추안 제안설명을 하는 동안 본회의장 의원석은 고요했다. 현장을 취재 중인 사진 기자들의 셔터소리 외엔 기침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김 의원이 제안설명을 마친 뒤에도 박수소리는 들리지 않았으며 국민의당 일부만 “잘했어”라고 짧게 외쳤다.

친박계 의원 중에선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최경환ㆍ조원진ㆍ윤상현ㆍ이장우ㆍ유기준 의원이 착석했다. 이 중 최경환ㆍ조원진 의원 등 일부는 표결이 시작되자 투표를 하지 않은채 본회의장을 빠져나가기도 했다.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의원은 3시40분 현재 나타나지 않은 상태다. 이정현 대표는 탄핵소추안이 상정되는 과정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정면을 응시했다. 그러다 김관영 의원의 제안설명 중 세월호 관련 내용이 나오자 두손을 깍지낀 채 모으며 앞을 바라봤다. 최경환 의원은 입술을 깨물다가 정면을 응시했다.

비박계 역시 무거운 분위기였다.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만난 게 정치 인생의 가장 큰 후회”라고 밝혔던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두 손을 모은채 가만히 김관영 의원의 제안설명을 듣던 중 자리를 고쳐 앉은 뒤 본회의장을 천천히 둘러봤다. 목을 뒤로 젖혀 막막한 표정으로 천장을 바라보기도 했다.

야3당은 전원이 표결에 참여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양손을 가지런히 허벅지에 올리고 말없이 김관영 의원의 제안설명을 들었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도 팔걸이에 양손을 올린채 입을 굳게 다물었다. 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본회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은 국회 직원에게 새누리당 측의 빈자리를 가리키며 ”누구냐“고 묻는 모습이 기자들에게 포착됐다.

투표는 왼쪽 투표소에선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오른쪽 투표소에선 추미애 민주당 대표,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 김종인 민주당 전 대표 순으로 진행됐다. 추 대표는 투표를 마친 뒤 무거운 표정으로 투표소에서 나왔다. 김종인 민주당 전 대표는 투표 후 자리에 앉아 팔짱을 낀 채로 투표하는 의원들을 지켜봤다. 새누리당에선 하태경 의원이 제일 먼저 투표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는 3시30분경 투표를 마쳤다.

전수진ㆍ이지상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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