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선 안될 정당"에 국회수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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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속 기록삭제·사과등요구>
대정부질문 첫날인 6일하오 국회본회의는 무거운 분위기속에서도 순항하는듯 했으나 마지막 질문자인 민정당의 염길정의원이 원색적인 민주당공격으로 시종하자 마침내 민주당의원들이 발언도중 욕설을 퍼부으며 집단퇴장.
염의원은 두김씨와 통일민주당에 대해 「광란」「좌충우돌」「시한폭탄」「폭력혁명노선으로 야생마처럼 질주하는 정치집단」「제동장치가 망가진 정당」등 격렬한 용어를 구사하고, 『야당의 모모인사들은 권력에 대한 간헐적 배신으로 응징을 받고 그것이 국민의 동정과 여당견제 심리로 이어져 허상이 거물로 성장했다』고 매도.
이에대해 처음에는 『걱정말아』『질문이나 해』등으로 받아넘기던 민주당의원들은 염의원이 야당 비난을 더해가자 김태용대변인을 필두로 김봉욱·김동주·심완구의원등이 책상을 치며 『발언을 중지시켜라』고 의장을 향해고함을 치고 김현규총무에게 『이대로 들어야하느냐』고 흥분.
김총무가 한차례 의장석으로가항의했으나 사회를 보던 최영철부의장이 묵살했고 염의원이『태어나서는 안될 정당, 자진해산을 하거나 해산되어야될 정당…』이라고 계속 극한 발언을 퍼부어대자민주당의석은 극도의 아우성.
박용만·노승환·서석재의원등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여기가 국보위냐』고 소리쳤고 김총무가 두번깨 항의하자 최부의장이 『염의원, 정부측에 질문해 주세요』라고 주의. 그러나 염의원은 계속 김영삼민주당총재의 취임사를 겨냥, 「이적행위」「시정잡배」로 몰아가며 좌충우돌.
이에 이중재부총재등이 삿대질을 하며 욕설을 퍼부었고 민정당의 김종기의원이 『야, 말조심해」라고 맞받자 여야의원들간에 『미친x』『잘해먹어라』『비상조치 하려는 수작』 등 욕설· 비난이 난무.
결국 민주당의원들은 김총무의 지휘로 하오7시쯤 전원퇴장했고 긴급 총재단 회의를 열고 속기록삭제·사과등을 요구키로 결론.
그러나 김태용대변인은 회의내용을 전하면서 『저들의 의도가 오늘 이후의 국회를 파행으로 만들려는 것이지만 우리는 좀더 남아 우리의 주장을 펴야겠다』면서 『저들의 얄팍한 전략에는 말려들지 않을 것』 이라고 강조.
김총무는 사전에 「시정잡배」등 몇 대목은 민정당측이 빼주기로했는데 『약속을 어겼다』고 화를 내면서 이한동민정당총무에게 요구사항을 전화로 통보하고 본회의장에 남아있던 이재형의장을 찾아가 원만한 해결을 요청.
민주당측은 의원간담회도중 하오8시10분쯤 의사진행발언과 속 기록삭제 약속이 전해지자 다시본회의장으로 입장.
의사진행발언에 나선 장기욱의원이 사회를 본 최부의장의 태도를 비난하고 속기록 삭제등을 요구하자 최부의장은 『나중에 속기록을 검토해본후 선처』 키로만 약속.

<염의원질문, 문제점잘부각>
민정당은 염길정의원의 김영=백주당총재와 민주당에 대한 무차별 공격에 대해 민주당을 자극한 측면이 없지 않으나 김총재 취임사와 강령의 문제점을 잘부각시켰다고 평가.
민정당은 염의원의 발언에 앞서 몇차례의 당정회의를 갖고 발언내용, 파급효과, 민주당과의 향후관계등을 검토한 끝에 별 문제는 없으나 민주당이 집단퇴장할 것으로 보고 당초 끝에서 두번째였던 염의원의 발언순서를 맨뒤로 돌렸다는 얘기.
한 당직자는 『논리 정연한 비판이었다』며 속기록 삭제요구를 거부할 뜻을 밝혔는데 당사자인 염의원은 『처음 원고보다 순화시킨내용이었고 조잡·자극적인 표현이라고 생각지 않으며 「시정잡배…」 부분이 약간 마음에 걸리기는 하나 가정을 한 개탄의 소리일뿐』 이라고 주장.

<민주당강령 면밀히검토>
노신영국무총리는 6일 하오국회본회의 대정부 질문답변에서 전반부는 비교적 낮은 톤이었으나 후반부에 민정당의 김형효·염길정의원등이 대야 초강경 발언을 퍼붓자 이에 맞춘듯 단호한 어조로 강경하게 답변.
노총리는 통일에 관한 민주당의 강령등과 관련, 전반부에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면 규명되어야한다』고 했으나 후반부에 와서는 『배경과 진의에 대해 알아볼필요성이 있으며 법에 저촉되는지의 여부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단호한 어조.
노총리는 이어 유준상의원이 지난 4월21일 광주가톨릭 사제단의 단식기도때 광주교구의 윤공희대주교와의 면담을 신청했다 거절당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런일 없다』고 부인.
노총리는 『지난달 25일 광주보훈병원 개원 테이프를 끊으러 갔다가 7년간 토론도하고 식사도 같이해온 지기인 윤대주교와 전화통화를 한 사실은 있으나 면담을 요청한 일은 없다』고 말하고 『내가 만약 「그리로 가겠다」면 「어서 오시라」고 했을것으로 생각된다』고 답변.

<민주,학생들에 자제당부>
7일상오 열린 통일민주당총재단회의및 정무회의는 민정당측의 김영삼총재취임사 문제화등강한 공세와 일부 대학생들의 격렬한 시위등이 중점 거론됐는데 참석자들은 『후속조치가 있는 것이 아니냐』 『공기가 심상찮다』는등 무거운 분위기.
김총재는 『지금까지 학원이 비교적 평온을 유지해왔는데 왜 어려운 이 시점에 이렇게 갑자기심각한 국면으로 점어들었는지 걱정스럽고 의구심을 갖지않을수없다』면서 학생들에게 자제를 당부.
민정당측의 총재취임사 시비에 대해선 대변인의 당공식입장발표로만 대응하고 더 이상의 대꾸를 하지 않는다는 방침인데 이와 관련, 김태용대변인은 『상대방이 계속 트집을 잡더라도 은인자중하며 우리 페이스대로 나간다는 것이 이번 국회의 기본대책』이라고 설명해 정면충돌은 피하려는 모습이 역력.
한편 회의에선 지난번 월2천3백70만원을 갹출키로 했던 당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총재부담을 2백만원에서 3백만원으로 올리는등 당비납부액수를 상향조정, 3천10만원으로 재조정.

<민주-신민 어정쩡한 동거>
국회내 교섭단체사무실배정을 둘러싸고 민주당과 신민당이 계속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국회측에서도 계속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어 한 정당의 총무실은 민주당이, 총재실은 신민당이 쓰는 기괴한 동거상태가 계속.
6일하오 본회의가 정회 했을 때 이택돈총무등 신민당의원들이 이재형의장에게 『갈곳을 정해달라』고 요청하자 이의장은『지금 쓰고있는 방을 계속 사용하면 될것 아니냐』고 농반진반으로 응수.
이에 이민우총재를 비롯한 일부 의원들이 신민당총재실로 몰려들어갔고 곧 구내 방송까지 하면서 소속의원들을 규합.
그러자 총무실과 의원실에 있던 김현규총무등 민주당의원들은『저 사람들이 왜 저런 발상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쾌한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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