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명사들 예술가 변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왕년의 정·관계 인사들이 예술가로 돌아왔다.
전 문공부장관이며 중앙대교수·조선일보 편집국장·국회의원 등을 역임한바 있는 윤주영씨(60)가 7년만에 사진작가로 나타났는가 하면 주 싱가포르 총영사와 주자이레·덴마크· 베네쉘라 대사를 지내고 올 3월 정년퇴직한 임명진씨(60)가 화가로 전신, 각각 작품발표전을 갖는다.
윤씨는 세계의 오지를 돌아다니며 찍은 흑백사진들을 모아 8∼13일 문예진흥원 미술회관에서 『내가 만난 사람들』이란 이름으로 사진전을 갖는다. 또 동명의 사진집도 출간(열화당), 7일 하오7시 미술회관에서 출판기념회도 갖는다. 남미안데스의 고지와 네팔·인도·과테말라·모로코·파키스탄·튀니지· 이집트등지에서 만난 사람들의 표정과 삶을 담은 작품 1백20점을 선보인다.
윤씨는 『79년 공직에서 물러난후 비리와 위선이 없는 삶의 현장에서 거짓이나 꾸밈없이 살아가는 소박한 사람들을 접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면서 『그들의 모습을 조금의 보탬도 없이 진실되게 기록하는 일은 오직 「사진」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미술대사」란 별칭을 지녀온 임씨는 화력 30년의 작업을 정리하는 국내 첫 개인전을 12∼18일 표화랑 ((733)7337)에서 가짐으로써 「본격화가」로 우리 앞에 다가섰다.
현재 국림현대미술관 운영자문위원이기도 한 임씨가 그림을 시작한 것은 58년 파리시절부터다. 일본에 머무를땐 곽인식씨에게 사사하기도 한 그는 오랜 외유기간동안 현대미술을 몸소 체험하고 재외 한국인화가들과 교류함으로써 일찌기 아마추어를 넘어선 전문화가 수준을 확보했다.
미술평론가 이경성씨는 『그의 작품은 여가를 선용한 외교관의 것이라기보다 본격적인 화가에 육박해서 주의사람을 놀라게 할 성도』라며 『시각의 기쁨을 화려한 색채로 나타내는데 충실한 작가』라고 평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