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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드러나면 임원추가 구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범양상선 박건석 회장과 한상연 사장의 거액외화유출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은 2일 비자금 사용처 추적과정에서 허성길 전 경리담당전무 등 회사임직원들이 상당액의 비자금을 횡령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내주 중 허 전무등 관계 임직원들을 재소환, 횡령사실이 드러나는대로 추가 구속키로 했다.
이와 함께 국세청은 범양상선의 한상연 사장이 「범양」에서 일부 출자하고 있는 동남증권을 통해 거액의 주식거래를 해온 사실을 밝혀내고 정밀조사중이다.
◇비자금횡령=검찰에 따르면 허 전무는 한 사장의 측근으로 국내에서 외화유출 실무작업을 맡았으며 이 과정에서 유출시킨 외화를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는 것.
검찰은 범양의 경리장부 조사에서 구체적인 비자금 사용처를 밝혀내지는 못했으나 박 회장 과 한 사장이 외화유출사실을 숨기기 위해 임직원들에게 상여금 명목으로 비자금 중 상당액을 준 사실을 밝혀내고 임직원들을 다시 소환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2일 서울구치소로가 한 사장의 비자금 사용처를 다시 추궁하는 한편 내주 중 한 사장을 임원들과 대질신문키로 했다.
한편 1일의 검찰조사에서 한사장은 비자금을 로비비용으로 공무원·은행간부 등에게 뇌물로 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
한 사장은 또 지난해 박 회장 에게 자신의 주식8% 지분에 대한 비자금을 요구해 5억원을 받았으며 이 돈으로 다른 주식을 사놓아 현재 7억원쯤으로 늘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한 사장은 외화유출사실은 모두 시인, 액수가 1천6백44만달러인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외화유출은 박 회장과 한 사장 자신이 모두 합의하에 빼돌린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지분 비자금=검찰은 국세청의 조사결과 한 사장이 박 회장으로 부터 ▲78년부터 85년사이 주식지분 명목으로 6억원 ▲85년9월 주식 21만4천4백85주(2억8천만원상당) ▲86년 주식8%지분 명목으로 4억6천만원 등 모두 13억4천만원의 비자금을 받아낸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조사결과가 통보되는대로 이에 대한 수사도 변행키로 했다.
◇한 사장 주식거래=증권업계 및 관계기관에 따르면 국세청은 최근 동남증권조사를 통해 한 사장과 특수관계인 실명으로 된 26억원 상당의 6개 구좌를 찾아내고 이들이 한 사장의 학교동창인 동남의 연영규 사장에게 일임거래를 해온 사실을 밝혀냈다.
정확한 거래액은 계속 조사중이나 이들 구좌는 지난 85년 개설되어 작년부터 거래가 급증, 지난 1년간 1백억원 상당의 거래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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