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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운용엔 원칙이 앞서야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데 큰상을 받게돼 면구스럽습니다.』
무료법률상담을 해온 공로 등으로 제24회 법의 날인 1일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은 계창업 변호사(71).
『국민들이 우리 법조인들을 주목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계 변호사는 「오늘의 사법부」얘기가 나오자 『일본의 판·검사들은 법 운용에 있어 말 그대로 원칙을 지키는 것 같다』며 『우리가 마땅히 본받아야 할 점』이라고 은근히 일침을 놓는다.
39년 법조계에 몸을 담아 59년 대법원 판사를 지낸 후 61년부터 지금까지 26년째 변호사로 일선을 뛰고 있으며 그동안 응해온 무료법률상담이 3만여건. 하루평균 5건꼴이다.
여력이 없어 제 권리를 찾지 못하는 국민들이 아직 많다고 말한 계 변호사는 판단은 변호사가 아닌 판사가 하기 때문에 법관으로서 좀 더 오래 일하지 않은 것이 아쉽게 느껴진다고 했다.
『요즘의 후배 법조인들은 아주 똑똑해 내가 도리어 배워야 한다』며 겸손해하는 그는 『법과 양심에 따라 소임을 다하지 않을 경우 국민의 신뢰를 결코 얻을 수 없다』며 나름대로의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순리칙유 인자득수」는 40여년째 마음에 새기고 있는 좌우명으로 순리대로면 여유가 생기고 어진 사람에게는 평안한 삶이 뒤따른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바둑(아마4단)과 낚시를 즐기는 계 변호사는 『늙더라도 일을 손에서 놓아서는 안된다』 며 『몸이 말을 들을때까지 계속 변론을 할 것』을 다짐했다.
2남3녀가 모두 출가해 부인 김온회 여사(70)와 서울여의도 H아파트에서 노부부만 살고 있다. <김용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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