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낯뜨거운 15연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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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잠실 LG전 패배로 15연패에 빠진 '거인' 롯데 자이언츠 백인천 감독의 교체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의 고위 관계자는 3일 "벤치의 작전 능력에 대해 더 이상 믿음을 가질 수 없다. 최고 경영진의 결심만 남은 상태"라고 전했다.

내부 분위기는 세대교체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시즌 중이라 감독이 경질되더라도 현재 코치진으로 '대행체제'를 꾸릴 가능성이 크다.

올시즌 개막 이후에도 12연패를 기록했던 롯데는 불명예 기록을 경신했다. 2일 현재 22승66패3무인 롯데는 이 추세라면 역대 처음으로 시즌 1백패, 3년 연속 최하위라는 '낯 뜨거운 기록'을 쏟아낼지도 모른다.

팀 분위기도 최악이다. 특히 코칭 스태프와 선수.구단.팬들 사이의 불신이 한계에 이르렀다. 사령탑인 백감독은 "선수들의 투지가 없다. 2진급 선수로 뭘 하겠느냐"며 부진의 책임을 선수들에게 떠넘긴다.

선수들은 "감독이 선후배의 불신을 조장하는 등 팀 분위기를 망쳤다"며 거의 태업 분위기다. 팬들은 '감독 퇴진운동'을 벌인 지 오래다.

구단 프런트는 2일 연장 역전패배의 이유로 4-2로 앞선 8회초 무사 1루에서 번트를 대지 않아 추가 득점을 하지 못한 것과 8회말 좌타자 김재현에게 동점 홈런을 맞을 때 대기 중인 좌투수를 기용하지 않은 것을 꼽는 등 감독의 전권인 작전수행 능력에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점점 구멍이 커져가는 '백인천호'의 침몰은 이제 시간문제로 남게 됐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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